돌아온 ‘황태자’ 이정협 “1분을 뛰더라도 팀에 도움 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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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 선수. 스포츠동아 DB
이정협 선수. 스포츠동아 DB
20일 울산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경기를 마친 이정협(25·울산)은 고속철도(KTX)를 타고 혼자 서울로 올라 왔다. 21일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묵기 위해서였다. 한때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이지만 KTX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정협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것도 아닌데…. 대표팀에서 꾸준히 경기를 뛸 때 보다 나를 알아보는 팬들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지난해 8월 안면복합골절을 당한 뒤 한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그러나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전(24일)을 앞두고 이정협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7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정협은 “대표팀에서 내가 잊혀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다”며 “예전에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모습은 모두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님이 지난해 아시안컵을 앞두고 나를 깜짝 발탁하셨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감사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1분을 뛰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 동료들은 이정협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정협은 “남태희(레퀴야SC)는 ‘오랜 만에 같이 뛰게 돼 반갑다’고 격려했고, 이재성(전북)은 ‘소집 전까지 리그 경기를 잘 마무리해라. 이번에는 다치지 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임대 이적한 이정협은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리그 클래식 2경기에서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이정협은 석현준(FC포르투) 등과의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정협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긴다. 당장 경기에 나서지 못해도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슈틸리케호는 레바논전과 태국과의 평가전(27일)에서 모두 무실점으로 승리하면 역대 최다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7경기)과 최다 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무승부 포함·8경기)을 경신하게 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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