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위한 이승엽의 각오 “새 야구장에서 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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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1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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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삼성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입니다. 이번 역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있는 대공원역입니다. 내리는 문은 오른쪽입니다. 야구장에 오셔서 힘찬 함성과 뜨거운 열정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대구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앞에서 들을 수 있는 열차 내 안내방송이다. 이승엽(40·사진)은 대구지하철의 안내방송 녹음 제안에 “당연히 해야죠”라며 한걸음에 달려갔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라도 새 야구장 근처를 자주 지나갔다. 이승엽은 “오늘은 얼마만큼 지어졌을까. 뭐가 달라졌을까. 그런 마음으로 차를 돌려 한참 올라가고 있는 새 야구장 옆을 지나갔다.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나 보다”며 웃었다.

지난해까지 삼성의 홈구장이었던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이승엽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 장소였다. 2003년 당시 아시아 단일시즌 최다홈런이었던 56호 홈런을 날린 곳이고, 2002년 극적인 홈런으로 팀에 역사적인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장소이기도 하다.

작별은 아쉽지만 이승엽은 19일 개장하는 라이온즈파크를 그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려왔다.그는 지난해부터 자주 “대구시민운동장은 추억이 많지만 협소하고 편의시설이 좋지 않아 관중들에게 죄송한 부분이 많다”는 말을 했다. 19일 새 야구장 개장을 앞두고는 “그동안 팬들을 위해 신축구장을 열망해왔다. 많이 기대된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2년 후 은퇴를 결심했다. 새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앞으로 홈런 25개를 더 터트리면 한·일 통산 600홈런, 안타 140개를 더 치면 KBO리그 통산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라이온즈파크 첫 우승까지…. 새 야구장에서 이승엽이 팬들과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순간들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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