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 역할 못다한 아쉬움”…레전드 이미선의 거취 고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7일 05시 45분


삼성생명 이미선. 사진제공|WKBL
삼성생명 이미선. 사진제공|WKBL
임근배 감독 “선수의견 반영할 것”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6일 막을 내렸다.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한 3개 구단 삼성생명, 신한은행, KDB생명 선수들의 올 시즌도 끝났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다음 시즌 더 나은 경기를 펼치기 위한 마음을 다잡고, 기량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오프시즌’이라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젊은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선수생활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노장 선수들에게 내일을 꿈꾸는 것은 사치다. 당장의 생존에 대해 고민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좋은 마무리’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여자프로농구의 ‘레전드’ 이미선(37·삼성생명)은 은퇴 기로에 서 있다. 1998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그녀는 전성기를 지났지만, 경기를 아우르는 리딩 능력과 정확한 패스로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삼성생명은 임근배(49) 감독 부임 이후 세대교체에 나섰다. 이미선은 팀의 정책에 따라 올 시즌 조력자 역할을 했다. 출전시간도 데뷔 이후 가장 짧은 평균 19분3초에 그쳤다.

이미선은 “2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다. 올 시즌에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팀 상황에 따라 내가 준비했던 100%를 보여줄 수 없게 됐다. 시즌 초반에는 농구가 재미없더라. ‘이번에는 진짜 그만둬야 할까’ 고민했다.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의견을 조율했고, 마음을 내려놓으니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고민이다.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이미선의 은퇴에 대해 “선수의 의사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선수로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이미선이 미련을 두는 것은 ‘아쉬움’ 때문이다. 이미선은 “다음 시즌에도 내 역할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조력자의 역할을 올 시즌에 해봤기 때문에 좀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진 100%의 노력을 쏟아 붓고 마무리를 짓고 싶은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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