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올림픽 여자골프, 한국 집안싸움 기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골프가 112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가운데, 한국골프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리우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박인비, 김세영, 유소연, 김효주, 안병훈, 김경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LOTTE·KLPGA·CJ·신한금융그룹
골프가 112년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한 가운데, 한국골프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리우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박인비, 김세영, 유소연, 김효주, 안병훈, 김경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LOTTE·KLPGA·CJ·신한금융그룹
■ 17. 골프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
세계 최강 한국여자골프 4명 출전 유력
현지 적응·코스 분석·심리 안정 등 변수


하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농구다. 그런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분위기는 좀 다를 것 같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대회 이후 112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 세계적 선수들이 참가함에 따라 농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내에선 최초로 올림픽 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그 관심은 나날이 높아만 가고 있다.

국제골프연맹(International Golf Federation·IGF)은 올림픽 출전선수 엔트리 마감시한인 7월 11일까지의 세계랭킹을 근거로 남녀 모두 60위 이내에 들어야 출전이 가능하고, 세계랭킹 15위 이내 기준으로는 국가당 최대 4명까지, 16위부터는 국가당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12일 기준으로 한국여자선수는 박인비(2위), 김세영(5위), 유소연(6위)이 유력하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6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효주(7위)와 시즌 2번째 경기였던 코츠 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과 공동 3위를 차지한 장하나(9위), 전인지(10)도 7월까지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선수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안병훈(24위)이 출전할 것으로 보이며, 이 외에도 김경태(70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제치고 싱가포르 오픈에서 우승한 송영한(113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준우승한 최경주(137위) 역시 7월까지의 대회 성적에 따라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열려있다.

특히 여자선수들의 경우 4명 출전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흐름으로 볼 때 리우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할 것이란 기대감은 매우 높다. 물론 현재 세계 1위인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 3위인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 등 막강한 경쟁자들로 인해 쉽지만은 않겠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4명이나 출전하는 한국선수들끼리의 ‘집안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선수들의 2016년 목표가 모두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투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선수들 또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신들이 최초의 역사적인 선수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투어에 참가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은 선수들로 하여금 경쟁심을 배가시켜 기량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매 경기 긴장감 속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기울임으로써 컨디션을 오히려 저하시킬 수도 있다.

7월까지 투어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한국선수들은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맞춤형 체력관리, 피로회복, 부상예상 및 균형적인 영양섭취 등과 같은 컨디션 관리에 크게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는 7월 11일 이후 1개월여 만에 올림픽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시차적응과 현지에서의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대회 기간 컨디션에 따라 성적의 기복이 심한 골프 경기의 특성상, 올림픽 출전을 확정하고 오히려 컨디션이 저하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신체적·정신적으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이외에도 현지에서의 코스 매니지먼트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우올림픽 골프 코스(바라 다 치추카 골프장)는 바다를 끼고 있는 해변 코스이기 때문에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며, 넓지 않은 페어웨이에 많은 벙커들이 그린 주변에 도사리고 있어 선수들로 하여금 정교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한국여자선수들 중 장하나와 김세영이 평균 스코어에서 공동 1위(69.5타), 전인지가 3위(70타)를 유지하고 있으며, 페어웨이 적중률과 그린 적중률에서도 국내선수들이 상위에 랭크돼 있기 때문에 코스로 인한 경기력의 난조 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림픽이라는 심리적 부담감과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라는 위압감으로 인해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심신의 안정감을 찾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자신의 특성을 고려해 루틴화된 준비운동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규칙적 영양섭취와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취미생활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골프는 남녀 개인전만 열리고, 선수들도 올림픽 직전까지 투어 일정으로 인해 공식 연습라운드를 충분히 겪어보지 못한 채 본 경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이번 골프국가대표 지도자로 선임된 최경주, 박세리 코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경주 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을 올렸고, 2015년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아 선전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도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선수로서 한국선수들에게 경기력과 정신적 측면에서 멘토로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일본, 호주, 미국 등도 유명 선수 출신이 지도자로 발탁돼 리우올림픽에 나선다. 지도자들 사이의 기 싸움 또한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성적을 떠나 특별한 의미가 있고, 선수들에게는 영광스러운 경험이 된다. 이러한 올림픽에서 메달의 색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112년 만에 부활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개최되는 골프 경기에 한국선수들, 특히 여자선수들이 4명이나 출전해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대견한가를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한국남녀선수들이 시상대 위에 모두 올라가 함께 환호하는 모습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겠지만, 그 전에 세계적 관심을 이겨내고 리우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선수 스스로가 멋진 추억을 간직해주길 바란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연구원 김광준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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