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하는 척 패스… 메시 ‘PK 도움’ 시끌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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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戰서 이색장면 연출
수아레스가 받아 슛 해트트릭 달성… 일부 “호날두 득점왕 막으려 골 양보”
네이마르 “평소 연습… 내게 패스한 것”… 수아레스 득점왕 밀어주기 논란 일축

페널티 마크에 공을 세운 리오넬 메시(29·FC 바르셀로나). 그곳에서 9.15m 떨어진 페널티 아크서클 중앙에는 네이마르(24)가, 오른쪽에는 루이스 수아레스(29)가 서 있었다. 메시가 왼발로 공을 건드리는 순간 인플레이가 됐고, 네이마르와 수아레스도 공을 향해 뛰었다. 메시의 패스는 수아레스의 오른발에 걸린 뒤 골로 연결됐다. 공이 더 느렸다면 네이마르가 슛을 시도했을 상황이었다.

‘축구 황제’ 메시가 보기 드문 ‘페널티킥 도움’을 성공시켰다. 메시는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안방경기에서 3-1로 앞선 후반 36분 상대 오른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쏘지 않고 패스했다. 수아레스는 이 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메시는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의 6-1 대승으로 경기는 끝났지만 이 장면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DPA통신은 “셀타 비고 선수들이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실패할 경우 자신의 팀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을 수 있는 플레이라 상대를 무시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메시가 자신의 득점 대신 동료에게 패스를 했다”고 보도했다. 전반 28분 선제골을 터뜨린 메시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면 리그 통산 300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메시가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득점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골을 양보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전날까지 호날두(21골)에게 뒤졌던 수아레스가 이날 3골로 득점 선두(23골)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도였다면 메시가 처음부터 수아레스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는 방법도 있었다. 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슈팅 감각이 떨어지는 선수라면 감독이 키커를 바꿀 수 있었겠지만 메시인데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마르는 경기 뒤 ESPN과의 인터뷰에서 “메시의 패스는 사실 나를 위한 것이었다. 평소 이런 연습을 많이 했지만 수아레스가 더 가까이 있었다. 팀 승리가 먼저지 누가 골을 넣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국내 팬들이 ‘행복셀로나’라고 부르는 이 팀의 주축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플레이를 보면 승부가 기울었을 때는 골이 없는 선수에게 득점 기회를 준다. 아마 이때까지 득점이 없던 네이마르에게 건넨 공인데 득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먼저 기회를 잡은 수아레스가 슈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요한 크라위프(69)도 ‘페널티 패스’를 한 적이 있다. 1982년 아약스에서 뛸 때 헬몬트 스포르트와의 경기에서 동료에게 패스를 했다. 하지만 크라위프는 이를 다시 건네받아 득점을 기록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수아레스#메시#네이마르#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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