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저의 삼성화재, 대한항공 턱밑 추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4일 05시 45분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그로저(오른쪽 2번째)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홈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로저는 33득점으로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그로저(오른쪽 2번째)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홈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그로저는 33득점으로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대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로저, 무릎 통증에도 33득점 투혼
3위 대한항공과 승점 4점차로 좁혀
흥국생명, 인삼공사 꺾고 4연패 탈출


‘그로저의, 그로저에 의한, 그로저를 위한’ 경기였다.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그로저는 그로저였다.

삼성화재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4-26 25-16 25-22)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 벗어난 4위 삼성화재(17승11패·승점 48)는 4연패에 빠진 3위 대한항공(17승12패·승점 52)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줄였다. 그로저는 33득점(2블로킹·3서브·12후위공격)으로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보였다. 공격성공률도 56%로 높았다.

이날 그로저의 출장 여부에 온 관심이 쏠렸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일단 경기 직전에 (그로저가) 점프하는 상태를 보겠다”고 말했다. 본인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로저는 1일 한국전력전에서 무릎 통증이 악화돼 이날 대한항공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나가기 위해선 3위 대한항공과 승점차를 3점 이내로 줄여야 했다. 맞대결 패배는 치명타였다. 에이스 그로저의 출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우려와 달리 그로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코트에 들어섰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힘을 얻은 그로저는 초반부터 호쾌한 공격과 서브를 선보였다.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도 잊지 않았다.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인 팀플레이를 잊지 않았다. 그야말로 눈물겨운 투혼이었다. 그로저는 1세트에만 1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무려 90%에 달했다. 2세트에도 8득점으로 흐름을 유지했고, 3세트 5-4에선 전매특허인 서브득점까지 기록했다. 흐름이 매우 좋았다.

기쁨도 잠시. 비상이 걸렸다. 그로저는 18-12에서 뒷걸음질을 치다 그대로 코트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부상 부위인 무릎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했다. 일단 임 감독은 그로저를 교체했다. 삼성화재는 19-15로 쫓기며 위기에 몰렸다. 그로저는 다시 코트에 들어섰고, 20-15에서 서브득점 2개로 대한항공의 날개를 꺾었다. 무릎이 온전치 않았지만, 공을 때리는 힘은 그대로였다. 삼성화재는 25-16으로 3세트를 따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로저는 4세트 20점 이후에도 오픈과 시간차로 상대 흐름을 차단했다. 4세트 득점은 6점에 불과했지만, 그야말로 꼭 필요할 때 터졌다. 24-22 매치포인트에서 나온 마지막 득점도 그로저의 몫이었다.

같은 장소에서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선 흥국생명이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2(25-21 21-25 22-25 25-17 15-9)로 제압했다. 3위 흥국생명(14승11패·승점 38)은 4위 도로공사(10승13패·승점 30)와의 격차를 더 벌리는 데 성공했고, 6위 인삼공사(5승19패·승점 17)는 시즌 첫 3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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