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선수도 협회도… 무기력증 빠진 男핸드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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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스포츠부 기자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대표팀에 가봐야 운동할 기분이 안 나죠. 경험 있는 선수들은 대표팀에 선발되는 걸 굉장히 꺼리는 게 남자 핸드볼의 현실입니다.”

최근 만난 핸드볼 관계자의 말이다. 대표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도 했다.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대답이 다르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몸이라도 다치면 소속팀으로도 돌아가지 못할까봐 그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남자 핸드볼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남자 구기 종목에서는 그래도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했던 효자 종목이었지만 이제는 아시아권에서도 동네북 신세가 됐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최종 예선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중동의 벽을 넘지 못하며 4위에 그쳐 20년 만에 올림픽을 구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8일 벌어진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에서도 6위로 처지며 5위까지 주는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놓쳤다. 세대교체로 전력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조별리그에서 늘 한 수 아래이던 일본에도 졌다. 아프리카와 유럽 출신 선수들을 대거 귀화시킨 카타르에는 15점 차의 대패를 당했다. 한국 특유의 빠른 공수 전환과 끈끈한 수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수들은 기가 죽었고 의욕도 없어 보였다.

앞으로 2년간은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남자팀 경기를 보기 어렵게 됐다.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여자 핸드볼이 다시 힘을 내는 사이 남자 핸드볼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코로사 팀의 해체는 타는 불에 기름 끼얹은 격이 됐다. 남은 남자 팀이 4개뿐이어서 3월 개막하는 2016 SK 코리아리그 남자부가 정상적으로 치러질지 걱정이다. 리그라고 말하는 게 창피할 정도다. 그마저도 충남체육회, 인천도시공사의 구단 사정은 여의치 못하다.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인 SK가 조만간 남자 팀을 창단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긴 하다. 그래도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돌아갈 길이 멀어 보인다.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
#남자핸드볼#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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