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아들 폭력 낙인 벗겨주고 싶어”…법정 싸움 결말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17시 04분


코멘트
지난해 K리그 최초로 통산 700경기에 출전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골키퍼 김병지(46)가 25일 축구선수가 아닌 아버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된 상대방 학생의 어머니와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김병지의 막내아들인 A군(초등 2)의 폭행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1월 초. A군과 같은 반이었던 B군의 어머니가 포털 사이트에 ‘학교폭력 피해자 엄마입니다. 가해자의 횡포, 어디까지 참아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과 얼굴에 상처를 입은 B군의 사진을 올렸다. 파장은 컸다. 이 글의 조회 수는 66만 건이 넘었고 댓글은 1000개 가까이 달렸다. 대부분 김병지와 가족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아빠 닮아 힘은 세겠네”라는 조롱도, “아빠가 돈 주고 해결하려 했을 거다”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글은 빠르게 확산됐고 B군의 어머니는 이후에도 글을 계속 올렸다. 아홉 살에 ‘폭력학생’이 된 A군은 학교도, 미술학원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김병지는 이날 자신의 아들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끼리의 단순한 싸움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녹취록 한 개를 공개했다. 사건이 벌어졌단 지난해 10월 15일 현장에 함께 있었던 C양의 말을 녹음한 것이었다. C양은 “A가 던진 볼에 맞은 B가 복수하려고 공을 세게 던졌다. A가 공에 눈을 맞고 울었고 여자애들이 달래줬다. 그러다 갑자기 A가 B의 머리를 팔로 조인 뒤 얼굴을 긁었다. 그러자 B가 빠져 나와 A의 가슴을 때렸다. A가 누워서 우는데 B가 따라가 때린 곳을 또 때렸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자신의 아들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학교폭력위원회는 자신의 아들을 가해자, 상대 아이를 피해자로 판정했다고 주장했다.

김병지는 “상대방 아이의 얼굴에 상처를 낸 것은 정말 미안하다. 내 아들도 맞았지만 이 일은 학교에서 끝나기를 바랬다. 하지만 아들과 함께 찾은 상담소의 선생님이 ‘진실이면 끝까지 싸워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용기를 냈다. 이미 우리는 ‘패륜 가족’이 됐지만 아들에 찍힌 낙인만큼은 꼭 벗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A군이 일방적으로 때렸는지, 아니면 아이들 간의 흔한 싸움이었는지는 곧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실제보다 더 큰 비난과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 “축구인생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김병지의 법정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한 이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