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길렌워터에 속타는 LG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5일 05시 45분


LG 길렌워터. 사진제공|KBL
LG 길렌워터. 사진제공|KBL
‘블랙아웃 사건’ 2경기 출장정지 처분
판정 피해의식, 민감한 행동으로 표출


남자프로농구 LG의 외국인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8·사진)가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길렌워터는 22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홈경기에서 작전시간 도중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수건을 던졌다. 수건은 카메라 렌즈 위에 걸쳤고, 이 때문에 중계방송 도중 화면이 가려지는 ‘블랙아웃’이 발생하고 말았다. KBL은 23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길렌워터에게 상벌규정 제6조 1항 ‘매스컴 관계자에 대한 불손행위’에 의거해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 점이다. 길렌워터는 올 시즌 KBL 심판들과 유독 심한 대립구도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모비스전 도중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욕설을 한 것을 시작으로 12월 5일 SK전에선 심판을 향해 돈을 세는 손짓까지 했다. 12월 26일 동부전에선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난 뒤 코트에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달 20일 삼성전에선 테크니컬 파울로 퇴장을 당한 뒤 자신을 퇴장시킨 심판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이어 이틀 만에 다시 ‘블랙아웃 사건’을 일으켰다. 재정위원회의 단골손님이 된 그가 올 시즌 KBL에 낸 제재금만 1000만원이 넘는다.

길렌워터가 이처럼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피해의식 탓이다. 타 구단 관계자들마저 “다른 팀이지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길렌워터는 판정에서 손해를 본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심판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봐야 본인과 소속팀만 손해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기량만 놓고 보면 길렌워터는 올 시즌 최고 선수다. 하지만 판정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출해봐야 본인의 멘탈이 약하다는 것만 드러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B구단 코치는 “그동안 리그를 뒤흔들었던 선수들은 판정의 불리함마저도 이겨냈다. 그런 행동으로는 결국 팀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가. 심판과 싸워봐야 좋을 것 없다”고 충고했다. LG는 27일 SK와의 원정경기까지 길렌워터 없이 싸워야 한다. LG의 속만 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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