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최영필 “창피는 당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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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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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KIA와 재계약
모교 경희대의 아들뻘 후배들과 구슬땀…2015년 5승 2패 10홀드 불펜 든든히 지켜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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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오른손 투수 최영필(41·사진)은 시즌이 끝난 뒤부터 모교인 경희대 후배들과 훈련하고 있다. 말이 후배지 아들뻘 되는 선수들 틈에서 그는 매일 오전부터 밤늦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김해 합숙훈련에도 참가하고 있는 그는 일본 전지훈련에도 합류할 계획이다.

경희대 후배 중에는 최영필의 아들인 1학년 투수 최종현(19)도 있다. 최영필은 아들이 태어난 이듬해인 1997년 현대에 입단해 프로 첫 시즌을 맞았다. 경희대 이현욱 코치는 “최영필은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쉬엄쉬엄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을 나이인데도 요령을 피우거나 게을리하는 법이 없다. 몸 관리가 정말 철저하다. 우리 아이들이 오히려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최영필은 “내가 해야 할 일은 언제나 똑같다. 운동장에 나가면 적어도 창피한 일은 없어야 한다. 늘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KIA는 최영필과 지난 시즌과 똑같은 연봉 1억3000만 원에 재계약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로써 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됐다. 그와 동갑내기인 진갑용과 손민한이 차례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대학 동기로는 이제 LG 이병규만 남았다. 이병규는 최영필보다 생일이 5개월가량 늦다. 최영필은 “갑용이와 민한이가 큰 결심을 한 것이다. 병규는 올해 안 좋았으니까 앞으론 더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년이면 어느덧 프로 20년 차를 맞게 되는 최영필은 ‘저니맨’으로 유명하다. 현대, 한화를 거쳐 2011년 자유계약(FA) 선수가 된 뒤 오히려 미아 신세가 돼 멕시코, 일본리그까지 전전하며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2012년 SK에 복귀한 뒤 2013년을 끝으로 코치 제의를 받고 은퇴 순서를 밟았다. 그러나 2014년 KIA에 신고 선수로 입단해 4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 3.19를 기록했다. 올해도 5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 2.86으로 KIA 불펜을 든든히 지켰다. 시즌 막판 타구에 맞아 손목을 다치며 ‘완주’를 못 한 게 아쉬웠다. 최영필은 “새해라고 어떤 개인 목표를 내세울 나이는 지난 듯싶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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