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나를 알고, 나는 적을 모르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5시 45분


코멘트
대표팀 김인식 감독(가운데 정면 모습)이 10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공식훈련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감독은 남은 예선전을 앞두고 전력노출을 우려해 보안유지를 철저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표팀 김인식 감독(가운데 정면 모습)이 10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공식훈련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감독은 남은 예선전을 앞두고 전력노출을 우려해 보안유지를 철저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인식호’ ‘철통 보안’의 이유는?
극심한 정보부족으로 전력분석 난항
한국선수 영상자료는 인터넷에 널려
선발 발표라도 늦춰 전력노출 최소화


별다른 방법이 없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이 ‘보안유지’에 애를 쓰고 있다. 전력노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선발투수 예고를 규정에 따라 전날 경기 종료 후 45분 이내에 WBSC에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미리 확정해 발표하는 법이 없다. ‘누구 아니면 누구’ 식으로 말한다.

김 감독은 일본과의 개막전을 하루 앞둔 7일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광현(SK)이 선발투수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본은 대표팀 소집 때부터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를 개막전 선발로 공표했다. 한국은 김광현의 선발등판 가능성이 컸지만, 전날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대은(지바롯데)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전날 훈련 때까지도 “이대은 아니면 장원준(두산)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시간은 도미니카공화국이 미국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르고 있을 때였다. 김 감독은 10일 도미니카공화국-미국전이 끝난 뒤에야 장원준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

대회 내내 이런 패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번 대회에 앞서 가장 큰 우려를 산 부분은 전력분석이다. 상대국들은 인터넷만 들어가도 한국 선수들의 영상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정작 우리는 일본과 대만을 제외하면 극심한 정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 내 선수들의 프리미어 12 출전을 불허하면서 마이너리거들과 자국리그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중남미국가의 전력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결국 상대에게 최대한 정보를 감추는 것만이 살 길이다. 또 전날 상대팀의 경기를 지켜본 뒤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전력노출 같은) 그런 부분도 있고, 부상 등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발투수 우규민(LG)의 사례를 언급했다.

우규민은 5일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부상 직후 분주히 움직였다. 병원에 보내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혹시 모를 엔트리 교체에 대비해 WBSC와 연락을 취하고, 대회 준비를 위해 미리 출국한 직원들에게도 교체 상황을 대비시켰다. 다행히 단순타박상으로 판명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대표팀에 큰 교훈을 줬다. 김 감독은 “우규민 같은 부상 변수가 또 발생할 수 있다”며 “그날 훈련과 경기를 모두 마친 뒤에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타오위안(대만)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