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타니”…‘투수 나성범’을 향한 오재원의 바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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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원-NC 나성범(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오재원-NC 나성범(오른쪽). 스포츠동아DB
“日 괴물투수 오타니에 버금가는 구위”
나성범 “투수는 PO 5차전으로 끝”


일본에 오타니가 있다면, 한국에는 ‘나타니’가 있다? ‘투수 나성범(NC)’의 공을 유일하게 타석에서 확인한 오재원(두산)이 대표팀에서 일본 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대항마로 나성범을 외쳤다.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이 벌어진 지난달 24일 마산구장. 나성범은 4-6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 우익수에서 투수로 자리를 옮겨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미디어데이 때부터 마지막에 나성범을 내겠다는 약속을 한 NC 김경문 감독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에 결국 그를 마운드로 호출했다. 나성범은 두산 첫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에게 초구에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오재원을 3루수 앞 땅볼로 요리하며 자신의 프로 첫 등판을 마쳤다.

연세대 재학 시절,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 이야기까지 나왔던 ‘좌완 파이어볼러’ 나성범은 4년 만에 오른 마운드에서 시속 140㎞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렸다. 초구를 보고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 오재원의 표정도 화제였다.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대표팀에 합류한 오재원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초구가 들어온 뒤 잠깐 ‘어디서 많이 본 공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생각해보니 (류)현진이의 공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나)성범이가 야수를 하다 오랜만에 올라와서 그런지 직구가 휘어져 들어왔다. 마치 컷패스트볼 같더라. 140㎞대 후반의 컷패스트볼에 훈련 조금만 더 하면, 150㎞도 던지겠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오재원은 나성범을 향해 “변화구 하나만 추가하면 정말 통한다. 일본에 오타니가 있으면, 우린 ‘나타니’가 있다. 네가 오타니를 이길 수 있다”며 투수 겸업을 부추기기도 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에 빗댄 것이다.

물론 투수 나성범에게 당한 타자 오재원 혼자만의 바람이었다. 나성범은 “투수는 그날로 끝이다. 내가 선택한 건 타자다. 하나만 잘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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