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간 5골… “내가 미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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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출전 뮌헨 레반도프스키, 6분에 첫 골, 4분 만에 해트트릭
12분-15분 연속골, 득점 선두로

폴란드 출신 골잡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27)가 대기록을 작성하는 데는 ‘9분’이면 충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뮌헨)의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는 23일 볼프스부르크와의 안방경기에서 9분 동안 5골을 몰아쳐 팀의 5-1 역전승을 이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한 레반도프스키는 6분 만에 동료의 발을 맞고 흐르는 볼을 골 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1분 뒤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린 그는 다시 3분 뒤 상대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온 볼을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4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분데스리가 사상 최단 시간 해트트릭 기록(첫 득점부터 해트트릭 작성까지 걸린 시간 기준)이다. 기세가 오른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12분과 15분 환상적인 발리 슛 등으로 두 골을 추가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에 따르면 레반도프스키는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유럽 주요 축구리그 사상 최단 시간(9분)에 5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분데스리가 사상 처음으로 교체 출전해 5골을 터뜨린 선수로도 기록됐다. 분데스리가 한 경기 최다골 기록(6골)에는 한 골이 부족했다.

레반도프스키가 아내인 안나 스타추르스카와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보이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 트위터 캡처
레반도프스키가 아내인 안나 스타추르스카와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보이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 트위터 캡처
단숨에 리그 득점 선두(8골)가 된 레반도프스키는 “교체로 출전해도 2골 정도는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5골은 너무나 놀랍다. 9분간 내가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레반도프스키의 마지막 골이 터지는 순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던 주제프 과르디올라 뮌헨 감독은 “선수 시절과 감독 생활을 통틀어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며 놀라워했다. 시즌 6전 전승을 거둔 뮌헨은 리그 선두(23일 현재)를 질주했다.

한편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한 경기에서 5골을 터뜨린 선수가 한 명밖에 없다. 2002년 3월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외국인 선수 샤샤가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아디다스컵(리그컵) 개막전에서 5골을 넣은 것이 유일하다. 당시 샤샤가 5골을 넣는 데 걸린 시간은 59분이었다. 또 최단 시간 해트트릭 기록은 2004년 리그컵 대회에서 울산의 외국인 선수 제칼로가 부산을 상대로 기록한 10분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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