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5인 선발체제, 시작은 투수난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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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컵스 매카시 감독 때 정착… 휴식과 성적은 비례한다는 것 증명
선발투수 쉬는 날 가장 적은 한화… 선발 평균자책 5.30 두번째 높아

야구 역사에서 처음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건 언제였을까.

미국야구조사협회(SABR)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5인 선발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건 1889년이었다. 당시 시카고 내셔널스(현 컵스)를 이끌던 에이드리언 앤슨 감독(1852∼1922)은 5경기 연속으로 매일 다른 투수를 선발 등판시켰다. 단 투수 5명이 이렇게 돌아가며 등판한 건 전체 일정 중 11%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28년 역시 컵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조 매카시 감독(1887∼1978)이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5인 로테이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카시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 투수 한 명이 평균 4.59경기마다 등판하도록 했다.

이렇게 번갈아 가며 투수를 등판시킨 이유는 투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투수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잘 못 던지는 투수에게 휴식을 보장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매일 등판할 때는 승률 0.333을 기록하던 투수에게 하루 휴식을 줬을 때는 승률이 0.381로 좋아졌고 4일 휴식을 보장했을 때는 승률이 0.465까지 올라갔다. 덕분에 잘 던지는 투수들 역시 더 나은 컨디션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올해 프로야구를 봐도 마찬가지다. 10일 경기까지 1∼3위 팀 삼성(13경기), NC(19경기), 넥센(10경기) 모두 선발 투수가 4일 이하로 쉬고 나온 경기가 20경기를 넘지 않았다. 반면 한화는 33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4일 이하로 쉬고 나왔다. 막내 구단 kt도 28경기에서 그랬다. kt와 한화의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은 5.91과 5.27로 10개 구단 중 뒤에서 1, 2위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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