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베이스볼] 이대진 투수코치 “양현종 활약, 나도 놀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6일 05시 45분


KIA는 이렇다할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지만 팀 방어율 4.46으로 전체 3위에 오르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출신 이대진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들의 약진과 단단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선발야구를 KIA 마운드의 힘으로 꼽았다. 이 코치(왼쪽)가 마운드에서 투수 양현종(오른쪽), 포수 차일목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는 이렇다할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지만 팀 방어율 4.46으로 전체 3위에 오르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출신 이대진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들의 약진과 단단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선발야구를 KIA 마운드의 힘으로 꼽았다. 이 코치(왼쪽)가 마운드에서 투수 양현종(오른쪽), 포수 차일목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KIA 이대진 투수코치

훈련·몸 관리 철저…스스로 노력한 결과
윤석민은 내년 몸 상태 보고 보직 결정
김병현·서재응, 표적등판으로 체력 안배
맞더라도 공격적으로…볼넷 줄이고 싶다


KIA는 15일까지 30승30패로 정확히 승률 5할을 올리고 있다. 시즌 전 외부의 저평가를 고려하면 가장 선전하고 있는 팀이라고 할 만하다. 9개 팀 중 8위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 군 입대로 빠지고, 중견수 이대형이 kt로 떠나 고전이 예상됐다. 마운드에서도 마무리 윤석민의 가세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다.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데,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마운드다. 팀 방어율 4.46으로 삼성(4.08)과 SK(4.14)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라있다.

KIA 마운드 재건의 중심에는 이대진 투수코치(41)가 있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1993년 KIA의 전신 해태에 입단한 이 코치는 현역 인생 마지막 2년(2011∼2012년)을 제외하면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에이스로 기억된다. 불세출의 에이스 선동열(전 KIA 감독)이 일본으로 건너갔음에도 해태가 1996∼1997년 한국시리즈를2연패할 수 있었던 것도 이대진이 버틴 덕분이었다. 그는 또 3차례의 어깨수술을 딛고 돌아와기어코 개인통산 100승을 채운 의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복귀전(2007년 4월 7일 잠실 LG전) 때 KIA 팬들이 날려준 노란 종이비행기는 지금도 감동으로 기억된다. 2013년 한화 투수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KIA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이 코치가 지닌 생각의 방향을 들어봤다.

● “최고 페이스 양현종, 걱정하지 않는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의 우려에 비해 기대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투수코치로서 중간평가를 해준다면?

“젊은 투수들이 기대했던 모습대로 커나가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불펜진도 큰 문제가 없다. 아직까지 선발야구가 되고 있어 괜찮다고 생각한다.”

-양현종(85.2이닝·6승2패·방어율 1.58·피안타율 0.218)이 이렇게 잘할 줄 알았나?

“(투수코치인 나도) 이 정도는 생각 못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초반에 (피칭을) 늦게 시작해 솔직히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고 있는데, 본인 스스로가 노력한 결실이 나타났다.”

-기술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구위 자체가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다만 게임에서 볼넷을 줄이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정면승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자기 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면 투구수가 줄어든다. ‘0B-2S에서도 유인구를 던지지 말라’고 말할 때가 있다. 빠른 볼카운트에서의 승부가 좋아진 점을 꼽고 싶다.”

-양현종의 여름 스태미너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어떤 투수든 컨디션이 좋을 때가 있으면 안 좋을 때의 상황이 온다. 정점으로 치고 올라갔는데, 유지가 중요하다.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최소화해야 한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라 큰 걱정은 안한다.”

● “마무리 윤석민은 내년부터 선발로!”

-윤석민의 보직을 마무리로 정했다. 그 이유는?

“지난해 팀 마무리로 용병을 선택할 정도로 확실히 믿을 선수가 없었다. 사실 (윤석민이)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선발을 할 몸 상태가 아니었다. (팀 입장에선) 바로 개막전부터 (윤석민의) 투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윤석민-양현종, 선발 원투펀치도 좋겠지만 뒤에서 무너지면 팀이 받는 데미지는 1게임 이상이다.”

-결정에 만족하나?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본다. 본인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바깥에선 윤석민을 결국에는 선발로 던질 투수로 보고 있는데?

“일단 올 시즌은 마무리로 못 박고, 중간에 어떤 상황이 와도 마무리로 간다고 선수에게 얘기했다. 내년은 몸 상태를 체크해서 선발로 갈 것 같다.”

● 영건투수와 베테랑투수를 끌고 가는 법

-한화에서 온 유창식은 시간이 더 필요한가?

“자질이 있는 투수다. 지금 당장은 스트레스를 안 주고 있다. 시즌 후 마무리캠프부터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겠다고 느끼도록 선수와 소통하겠다. 그 다음부터 (개조)할 생각이다. 언젠간 (잠재력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창식, 한승혁 등 강속구는 있는데 제구력이 안 잡히는 투수는 어떻게 해야 되나?

“그런 투수들이 제구까지 잡히면 미국이나 일본 가야겠지(웃음). 컨트롤이 안 되는 것은 투구폼의 문제다. 자기가 정립한 폼을 바꾸기 쉽지 않다. 스스로 느껴서 ‘이거다’, 판단이 되면 반복연습해 조금씩 바꾸는 수밖에 없다.”

-정말 컨트롤은 연습하면 좋아지나?

“일단 제구가 되어야 타자와 싸울 수 있다. 투수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왼쪽 다리가 컨트롤, 오른쪽 다리가 스피드다. 왼다리가 지탱이 되며 릴리스 포인트가 나올 때까지 밸런스를 잡아줘야 한다. 그래서 평소 투수들에게 왼쪽 다리의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김병현, 서재응 등 베테랑투수는 어떻게 관리하나?

“체력적인 안배가 중요하다. 스페셜(상황별 표적 등판)로 활용한다. 김병현은 왼손 피안타율이 높기 때문에 NC, 두산, LG보다 한화, 롯데, 넥센에 포커스를 맞추고 체력을 안배해준다. 반대로 서재응은 두산, LG, kt 등 왼손타자가 많은 팀에 맞춘다. 두 투수가 1명의 선발투수 역할을 나눠 맡는 상생이다. 기회도 고루 얻을 수 있다. 또 선발 이후 (김)병현이는 짧은 이닝은 불펜으로 나와서 우타자를 맡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 “모든 경험을 전수하고 싶다!”

-잠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경험이 있다. 가르칠 때 도움이 되나?

“전혀 안 된다고는 할 수 없고, 타자 때 경험도 말해준다. 이를테면 2스트라이크 이후 타자의 심리 같은 얘기다.”

-재활 경험도 많았는데 지금 KIA에도 재활투수가 많다.

“투수가 기약 없는 재활을 하게 되면 급하게 서두르게 된다. ‘괜찮은데’, 이렇게 막연히 생각하고 나가는 것보다 다소 늦더라도 완벽하게 만들어서 나가야 한다. 정신적인 조언도 많이 해준다. 본인 의지가 많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재활하며 영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 그 전부터 틈틈이 했다. 미국으로 재활 가며 조금 더 영어가 향상된 것 같긴 하다. 사실 기본적인 영어를 하는 수준인데 주위에서 과장하는 것 같다(웃음).”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로서 조심해야 할 점들이 있을 것 같다.

“대개 1군 엔트리에서 투수코치가 맡는 선수가 12명이다. 투수코치는 이 12명을 맞춤형으로 대해야 한다. 그래야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사실 (1군에 있는 투수 수준이라면) 기술적인 부분보다 멘탈이다. 준비시키는 과정에 집중하려 한다.”

-투수코치로서 목표는?

“볼넷을 많이 줄이고 싶다. 지금도 많이 말하고 있지만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던지라’고 강조한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 생년월일=1974년 6월 9일
▲ 출신교=광주 서림초∼진흥중∼진흥고
▲ 키·몸무게=180cm·83kg(우투우타)
▲ 프로선수 경력=1993∼2010년 해태·KIA, 2011∼2012년 LG
▲ 프로 통산성적=283경기, 1311.1이닝, 100승4패22세이브2홀드, 1081탈삼진, 방어율 3.57
▲ 1998년 5월 14일 인천 현대전 10연속타자 탈삼진 기록
▲ 지도자경력=2013년 한화 투수코치∼2014년KIA 투수코치
▲ 연봉=6000만원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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