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저주’, 지지선언 하루 만에… 블라터 FIFA 회장 사임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6월 3일 11시 04분


블라터 FIFA 회장 사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블라터 FIFA 회장 사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블라터 FIFA 회장 사임’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블라터의 ‘FIFA 왕국’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됐다.

3일(한국시각) FIFA 회장직 사임 의사를 표명한 블라터 회장은 17년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한 인물이다.

FIFA 회장은 성인 남성 축구 월드컵을 비롯해 여성월드컵 대륙간컵, 유소년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서 수억 달러가 걸려 있는 공식 파트너 선정, TV 중계권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과정에서 ‘거대 기업’화 된 FIFA의 재정관리를 담당하는 CEO역할도 한다. FIFA 회장의 보수는 비공개지만 2002년 당시 반대파들로부터 400만 달러(약 44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블라터 회장은 “내 연봉은 72만 달러”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블라터는 스위스 아이스하키연맹 사무국장으로 체육계에서 일을 시작했다. 1998년 FIFA회장 선거 때 강력한 경쟁자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결과였다.

그는 2002년 재선에 성공한 뒤 1년 연장했고 2007년엔 단독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2011년엔 4선까지 성공하면서 장기집권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블라터의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의혹과 추문도 덩달아 커졌다. 대표적 사례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서의 뇌물의혹이다.

이에 최근 미국은 FBI를 주축으로 FIFA 집행위원 등 고위직 7명을 체포하면서 블라터를 압박했다. 그는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5선에 성공하면서 건재를 보였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의 뇌물 전달 사실이 공개되면서 미국의 수사망이 더더욱 그를 조여오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블라터는 결국 사임을 선언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유력 세계 스포츠계 인사들은 대부분 “블라터의 결정을 존중한다. 축구계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사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편 ‘축구황제’ 펠레는 블라터의 5선 선공 후 “블라터만한 인물이 축구계에 없다”며 그를 지지했지만 지지선언 하루 뒤 사임을 발표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펠레의 저주는 역시나 막강하다”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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