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리포트] 함부르크 강등 위기…“손흥민 팔아버린 구단 야속”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6일 05시 45분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레버쿠젠과 함부르크의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경기가 열린 4일(한국시간) 바이 아레나. 경기 전 손흥민(23·레버쿠젠)의 이름이 전광판에 뜨자 원정 응원을 온 함부르크 팬들은 ‘뜨거운 야유’를 보냈다. 교체선수명단에 오른 손흥민이 몸을 풀기 위해 원정 팬들을 지나 경기장 구석으로 향하자 야유 소리는 더욱 커졌다.

손흥민을 향한 함부르크 팬들의 야유에는 이유가 있다. 손흥민의 시작점이 바로 함부르크 유스팀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활약한 뒤 2013∼2014시즌에 앞서 이적료 1200만유로에 레버쿠젠으로 이적했고, 이후 레버쿠젠이 함부르크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손흥민은 경기에 뛰지 않았으나 레버쿠젠은 함부르크를 4-0으로 대파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레버쿠젠 로저 슈미트 감독은 후반 11분 추가골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짓게 되자 손흥민을 선수보호 차원에서 투입하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레버쿠젠은 리그 4위(승점 48)를 굳힌 반면 함부르크는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특히 후반 3번째 실점 순간 기자석에 앉아있던 함부르크 구단 홍보팀 직원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고, 함부르크 팬들의 응원 소리도 잠잠해졌다. 후반 30분이 지나자 바이 아레나를 빠져나가는 원정 팬들도 속출했다. 이날 함부르크에는 공격 2선에서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선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떠난 자식’ 손흥민이 더욱 그리웠을 법했다.

실제 팬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레버쿠젠역에서 만난 한 중년의 함부르크 팬은 “손흥민은 좋은 선수였다. 지금 함부르크에는 손흥민 같은 선수가 없다”며 손흥민의 이적 후 팀이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함부르크) 구단은 지난 시즌 손흥민을 팔았고, 이번 시즌에는 하칸 찰하노글루를 레버쿠젠에 또 팔았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팀은 지금 강등권이다. 만약 이번 시즌 팀이 2부로 강등된다면, 모두 구단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 함부르크는 1963년 분데스리가 공식 출범 이후 유일하게 단 한번도 2부로 강등된 적이 없는 팀이다. 이제 남은 7경기에서 함부르크의 1부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레버쿠젠(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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