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의 정신무장…“우승 못할 이유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26일 05시 45분


두산 홍성흔은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팀의 든든한 리더다. 25일 코칭스태프가 출정식으로 자리를 비우자,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고 펑고를 쳐주는 등 일일코치 역할도 만점으로 해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홍성흔은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팀의 든든한 리더다. 25일 코칭스태프가 출정식으로 자리를 비우자,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고 펑고를 쳐주는 등 일일코치 역할도 만점으로 해냈다. 스포츠동아DB
■ 홍성흔이 지켜본 ‘더 좋아진 두산’

쉬라고해도 쉬는 선수가 없을정도 열심
김태형감독 ‘집중의 리더십’도 돋보여
사석에선 형…그라운드선 무서운감독

“개막 앞두고 긴장한 사람 있으면 다 나와서 내 펑고 받으라고 해.”

두산 홍성흔(39)의 활기찬 농담에 후배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25일 잠실구장.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두산의 자율 훈련이 한창일 때였다. 선수들이 하나둘씩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고 개인훈련을 시작했지만, 김태형 감독과 코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매년 관례로 해온 2015시즌 코칭스태프 출정식을 위해 딱 하루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그 대신 홍성흔이 ‘플레잉코치’로 변신했다. 불펜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채 투수들의 공을 받았고, 외국인야수 잭 루츠에게 직접 고함을 질러가며 펑고를 쳐줬다. 팀 내 최고참의 책임감이었다. 홍성흔은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느라 정말 바빴다. 이제 내 훈련도 좀 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홍성흔 “후배들, 자세부터 달라졌다”

신임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두산은 올해 목표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잡았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두산을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꼽는다. 라커룸의 리더인 홍성흔 역시 팀과 마음을 같이 한다. 더불어 ‘올해는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도 있다. 후배들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어서다. 홍성흔은 “정말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한다. 쉬라고 해도 쉬는 선수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라며 “프로야구선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의식이 모두 커진 것 같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도 정말 많이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매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후배 김강률을 치켜세웠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성과가 좋아 올 시즌 팀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투수다. 홍성흔은 “(김)강률이가 정말 열심히 했다. 내게도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하더라. 정신적인 자세부터 달라진 것 같다”며 “내가 야구장에 훈련하러 일찍 나올 때 늘 강률이가 먼저 와 있는 모습을 봤다”고 귀띔했다.

● 김태형 감독 리더십에 선수들 ‘집중’

선수 시절부터 남다른 카리스마로 유명했던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숨은 비결이다. 홍성흔은 “김 감독님은 사석에선 정말 편한 형처럼 대해주시지만, 그라운드에선 눈빛만 봐도 결코 선수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이라며 “크게 소리를 내시지 않고 긴 말을 하시지 않아도, 조용한 말 한마디로 선수들 모두가 집중하게 만드시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한국프로야구도 용병들이 다들 오고 싶어 할 만큼 수준이 높아지고 전력도 평준화된 것 같다”며 “감독님을 중심으로 다같이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 사이 두산의 젊은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끊임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이제 좀 그만 해도 된다”는 고참들의 주문이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배팅케이지를 정리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