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LG, 끝까지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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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모비스 꺾고 승부 원점… 김시래 쐐기골 등 21점 퍼부어
26일 울산서 챔프전행 끝장 대결

“지금 체력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데이본 제퍼슨이 퇴출됐기에 크리스 메시의 부담이 클 것이다. 국내 선수들이 잘 도와줘야 한다.”(LG 김진 감독)

“LG 가드 김시래가 3차전 때부터 감을 잡은 것 같다. 오늘도 그렇게 될까 봐 무섭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지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통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LG의 국내 선수들은 공수에서 고르게 활약했다. 유 감독이 걱정했던 김시래는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투혼이 대단했다. 5차전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LG가 24일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김시래(21득점, 7어시스트), 김영환(18득점), 양우섭(11득점, 9리바운드), 문태종(13득점), 메시(17득점, 8리바운드) 등 5명이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린 데 힘입어 정규리그 1위 모비스를 84-79로 꺾고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넘겼다.

오리온스와의 6강 PO에서 5차전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LG는 체력이 바닥에 떨어졌을 법도 했지만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LG는 1쿼터부터 강하게 모비스를 압박했다. 양우섭이 모비스의 키 플레이어 양동근(15득점)을 악착같이 따라붙었고, 3차전에서 부진했던 메시도 골밑에서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14득점, 17리바운드)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예상을 깨고 1쿼터를 18-15로 앞선 LG는 리드를 이어갔다. 전반을 33-30으로 마쳤고 3쿼터에도 지치지 않았다. 김시래가 3쿼터 종료 3분 44초를 남기고 번개 같은 스틸에 이어 골밑 슛을 성공시킨 것은 이날 경기의 압권이었다. 김시래는 79-75, 4점 차로 쫓긴 경기 종료 남기고 혼자 상대 코트를 휘젓다 쐐기골을 성공시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김시래는 “죽기 살기로 뛰었다. 초반에 밀리지 않아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쿼터에서만 11점을 몰아넣어 승리를 지킨 주장 김영환은 “지난해 이곳(창원)에서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지켜봤다. 올해는 절대 그러지 말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역대 4강 PO에서 1승 2패로 뒤지다 최종 5차전까지 간 사례는 5번 있었다. 이 중 두 팀(2001∼2002시즌 SK, 2008∼2009시즌 KCC)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5차전은 26일 모비스의 안방인 울산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창원=이승건 기자 why@donga.com
#LG#원점#모비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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