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스피드업’ 적용 “살다 살다 이런 일도”…효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8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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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해설가로 데뷔한 이종범은 7일 한화와 LG의 시범경기를 중계하다 “살다 살다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표정”이라고 말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한화 김경언의 표정을 설명할 때였다.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투수 소사의 4구째가 바깥쪽 볼이 되자 무심결에 뒷걸음쳐 타석을 벗어났다. 그 순간 이계성 주심은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 KBO가 신설한 ‘스피드업’의 규정에 따라 스트라이크 1개를 벌칙으로 받은 것이다. LG 이진영도 4회 초 같은 이유로 삼진 아웃됐다.

KBO는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올 시즌 5가지 ‘스피드업’ 규정을 마련해 스프링 캠프부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하며 위반시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이 규정이 위협구, 헛스윙 등 7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제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들은 “득점 기회에서는 타석 밖에서 심호흡을 할 수도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야구가 재미없어졌다. 클라이맥스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싶다. 1,2초를 줄이는 것보다 클리닝타임을 없애면 된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타석을 벗어나는 순간을 심판이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유사한 규정이 있으나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추가가 아니라 벌금을 부과한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스피드업 규정에 대해 시범경기가 끝나면 다시 회의를 열 것이다”면서도 “선수가 자주 타석 밖으로 나가는 건 분명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열린 5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은 지난해 3시간 27분 보다 39분 단축된 2시간 48분이었다. 일단 스피드업의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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