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조범현 감독 “배병옥·정현·이성민… 과감한 특별지명? kt 미래 위한 내 소신!”

스포츠동아 입력 2015-01-12 06:40수정 2015-01-1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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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범현 감독이 7일 새롭게 단장한 수원 kt 위즈파크 라커룸에서 올 시즌 kt의 팀 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 감독은 “감독이 좋아하는 야구보다 선수의 능력과 홈구장의 특징 등을 살피면서 팀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kt 야구’에 어떤 DNA를 심을까.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감독들에게 듣는다

5. KIA 조범현 감독

2015시즌 프로야구는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0개 구단 시대. 프로야구 산업 전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들도 대거 새 얼굴이 등장했다. 스포츠동아는 새해 새 출발선에 선 프로야구 각 구단 감독을 만나 팬들이 궁금해할만한 얘기들을 속속들이 물어보는 코너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감독들에게 듣는다’를 마련했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kt 조범현(55) 감독이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서게 될 1군 리그. 그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000경기 이상 출장과 한국시리즈 우승경험이 있는 단 7명의 감독 중 한명이지만 마치 신인감독으로 돌아간 것처럼 열정적으로 팀의 오늘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특별지명·FA 전력보강 효율적이었다?
사실 1년전부터 준비…스태프들 고생 많았죠

내 첫번째 역할은 꾸준한 kt를 만드는 것
스무살 배병옥 가능성 커…정현도 2년 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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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여러분, kt는 기다림이 필요한 팀
너무 실망 마시고 격려 많이 해주세요!

조범현 감독은 미식가다. 비싸고 화려한 음식보다는 각 고장이 자랑하는 특산물과 먹거리 그리고 제철 음식을 즐긴다. 기아 감독시절 조 감독은 잘 삭힌 홍어에 속까지 짜릿해지는 홍어 애탕을 즐기며 빛고을의 정취를 느꼈다. 부산 원정길에는 매콤한 가자미물회로 스트레스를 날렸다. 대구에서는 뒷골목에 숨어있는 오래된 식당을 즐겨 찾는다. 단골집 외관은 대부분 수수하다 못해 허름하다. 그러나 주인장이 자부심 넘치는 눈빛으로 쓱쓱 생고기를 썰어내는 그런 진짜 맛집을 좋아한다.

600억원이 오간 2014 FA(프리에이전트)시장. kt와 그는 스마트 컨슈머였다. 특별지명과 FA를 통한 전력보강은 구단 스태프와 오랜 준비 끝에 결정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미리 팀 색깔을 구상한 뒤 그에 맞는 선수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상황에 맞춰 영입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들을 모은 뒤 기존 전력과 조화를 이뤄 팀의 강점을 찾겠다는 전략이었다.

1월 초 수원 위즈파크 클럽하우스에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인근 횟집에서 조 감독과 마주했다. 주방장과 종업원이 멋들어진 일본풍의 옷을 입고 “이랏샤이마세!(오서오세요)”라고 외치는 고급 일식집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로 조림으로 내는 도루묵을 맑은 탕으로 선보일 정도로 최상의 재료와 손맛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음식 하나도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찾는 그의 평소 성향이 그대로 느껴졌다. 조 감독은 1군 데뷔를 앞둔 시점에서 결정한 전력보강을 위해 지난 1년을 준비했다고 했다. 빈틈없는 성격의 그는 수많은 통계자료와 정보를 모으느라 자신과 함께 밤을 지새운 스태프들과 이곳에서 종종 술잔을 기울이며 격 없는 토론을 즐기기도 했다. 이날도 그 고민은 이어졌다.

-특별지명과 FA에서 전력보강을 했는데 외부에서는 효율적이고 영리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따릅니다.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

“사실 1년 전부터 스태프들과 준비했어요. 미국 캠프에서부터 자료를 모았습니다. 저 때문에 많이들 힘들었을 겁니다(웃음). 퓨처스리그에서는 각 팀의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살폈고, 제가 모르는 선수들도 많았기 때문에 코치들과 스카우트 팀에 많이 묻고 또 물었습니다. 사실 특별지명은 당장 2015년 뿐 아니라 kt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선택입니다. FA는 조금 시각이 달랐는데 특별지명만으로 90억원의 예산이 필요했기 때문에 특급 선수가 어렵다면 꼭 필요한 포지션, 그리고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어떤 선수가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될 것 같다고 예상해 놓고 몇몇 후보를 정해놓고 스태프들이 많이 토론을 했습니다. 생각하지 않았던 이름도 있었지만 대부분 예상과 비슷했어요. 모두가 최선을 다한 만큼 만족하고 기대합니다.”

-특별지명에서 선택한 외야수 배병옥은 이제 스무 살입니다. 내야수 정현은 21세가 됐는데 상무에 갔습니다. 투수 쪽 이성민과 정대현도 이제 20대 초반입니다. 당장 2015년과 2016년을 생각하면 과감한 선택이라고도 보입니다. 계약기간도 3년이 긴 것 같지만 지난해 퓨처스에 있었기 때문에 2년 남았습니다.(조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4∼2016년으로 3년 간, 1군은 2015∼2016 2시즌이다).

“계약기간은 제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장성호, 김상현, 김사율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야구인으로 사명감을 갖자’고 했습니다. 1982년 6개 팀으로 시작된 프로야구가 올해 10개 구단이 됐습니다. kt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발전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봅니다. 그건 당장 올해와 내년뿐만이 아닙니다. 잠깐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무리하면 부상이라는 큰 적도 만납니다. 제 역할은 kt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병옥은 퓨처스에서 계속 눈길이 가는 선수였습니다. 큰 가능성을 봤습니다. 지금 당장이 아닌 팀의 미래를 위해 기다림의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정현은 2년 후엔 팀에 큰 힘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젊은 투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kt의 큰 힘이 될 주인공들입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SK에서 2003년·2005년, KIA에서 2009년·2011년)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던 팀을 맡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신생팀과는 어떤 부분이 같고 다릅니까.

“SK는 7∼8위하고 있었지만 큰 가능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떤 비전을 갖고 운영하느냐가 숙제였습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꿔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KIA는 2007년에 최하위를 했는데 전력의 두께가 얇은 팀이었습니다. 유망주 발굴이 시급했습니다. 어린친구들, 신인들을 최대한 많이 기용하면서 키워 내는 것에 집중했던 시기였습니다. 신생팀은 모든 것이 달랐습니다. 시스템을 갖춰야 했고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kt의 야구를 찾는 것입니다. kt가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떻게 그 강점을 최대한 살려내느냐가 스프링캠프의 숙제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기 때문에 전력 구성을 살피면서 그 장점을 찾겠습니다.”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신생팀이기 때문에 감독의 색깔을 구현하는 것은 더 어렵겠지만 새롭게 시작하기 때문에 투영하는 것은 더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감독의 역할은 그 팀이 공격력에 강점이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최대한 살릴 것이냐, 마운드가 강하다면, 빠른 주자가 많다면 또 어떻게 그 각각의 특징을 전력으로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저도 하고 싶은 야구가 있고 좋아하는 야구가 있지만 감독을 하면서 그 개인적인 성향이 우위였던 적은 없습니다. 선수의 능력과 함께 홈구장의 특징 등도 살피면서 전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kt가 어떤 색깔의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승권에 있는 강팀이라고 해도 다 갖춘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감독은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팀에 맞게 자신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지난 1년간 새로운 얼굴들을 만났고 큰 가능성도 봤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다른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기대와 걱정이 공존할 것 같습니다.

“김사연, 김동명, 그리고 고양 원더스에서 온 김선민 등 그동안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선수들이 진정한 노력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을 만났으면 합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우선입니다. 타순이라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경쟁력이 우선입니다. 그라운드는 더 많이 노력하고 헌신하는 선수들을 위한 곳입니다. 걱정 중에 하나는 여러 팀에서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스타일이나 문화가 달라 충돌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많은 선수들이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팀 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팀 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용서할 수 없습니다.”

-신생팀 kt의 중요한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새해 소망은 무엇입니까.

“새해 첫 날 집 근처 원적산(경기도 이천시)에 올랐습니다. ‘우리 선수들 모두 건강한 한 해 보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빌었고 ‘망신 안 당하게 해주세요’(웃으며)라고 했습니다.”

-15일 일본 미야자키 캠프로 떠납니다. 어떤 숙제가 가장 중요합니까.

“감독부터 선수들을 100%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대형은 코너 외야수가 가능한지, 어떤 위치에서 가장 유리한 송구 자세를 갖고 있는지도 직접 봐야 합니다. 박기혁과 박경수가 몇 경기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는지도 중요하겠지요. 선수들 성격도 궁금합니다. 투수들의 경우 선발이냐 불펜이냐 결정 과정에서 성격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장단점과 새롭게 합류하는 외국인선수의 장단점도 파악해야 합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바쁘게 보내고 오겠습니다.”

-대전, 서울, 대구, 전주, 광주, 인천 등 선수와 지도자로 많은 지역에서 머물렀습니다. 새 터전 수원 팬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합니다.

“kt 감독이 되기 전에 이천으로 이사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인연인지 연고지 수원과 이웃한 곳에 살게 됐습니다. 정착하라는 하늘의 뜻이겠지요(웃으며). 팬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한 팀입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격려 많이 해주십시오.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 kt 조범현 감독은?

▲생년월일=1960년 10월 1일생(55세)
▲출신교=대구초∼대건중∼충암고∼인하대
▲체격=177cm·80kg
▲선수경력=OB(1982∼1990년)∼삼성(1991∼1992년)
▲지도자경력=쌍방울 코치(1993∼1999년)∼삼성 코치(2000∼2002년)∼SK 감독(2003∼2006년)∼KIA 코치(2007년)∼KIA 감독(2007∼2011년)∼kt감독(2014년∼)
▲감독 통산 성적=1044경기 524승498패22무(승률 0.513)
▲감독 통산 포스트시즌 경력=포스트시즌 진출 4회(2003·2005·2009·2011년), 한국시리즈 진출 2회(2003·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1회(2009년)
▲국가대표 감독=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감독(금메달)

수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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