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꼴찌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 있기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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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무너져도 1위 달리는 비결

‘수비 꼴찌’ 삼성화재가 1위를 달리는 데는 세터 유광우의 힘이 크다. 유광우는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서든 공격수가 가장 때리기 편한 공을 올려주는 세터로 평가받는다. 동아일보DB
‘수비 꼴찌’ 삼성화재가 1위를 달리는 데는 세터 유광우의 힘이 크다. 유광우는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서든 공격수가 가장 때리기 편한 공을 올려주는 세터로 평가받는다. 동아일보DB
국내 프로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최초로 7연속 우승을 달성한 삼성화재는 기본기와 수비를 갖춘 ‘조직력의 팀’으로 통한다. ‘몰빵 배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가 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조직력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통계를 보면 삼성화재의 비(非)득점 부문은 최악의 수준이다. 팀 서브 리시브는 7개 팀 중 6위이고, 디그는 꼴찌다. 이들을 종합한 수비[디그 성공+(리시브 정확―리시브 실패)/세트]도 최하위다. 세트 평균 17.2개로 1위 대한항공(20.5개)과는 3개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화재 수비가 원래 이랬던 것은 아니다. 2009∼2010시즌까지는 팀 리시브와 팀 디그 1위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팀 수비 1위였던 삼성화재는 2010∼2011시즌 수비 꼴찌 팀이 됐다. 한 시즌 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박철우가 라이트를 맡으면서 국내 선수들에 비해 수비가 약한 외국인 선수를 레프트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배구 도사’ 레프트 석진욱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다쳐 전력에서 빠졌고 수비가 좋았던 세터 최태웅도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나 수비 라인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시즌부터는 국내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까지 현대캐피탈로 팀을 옮겼으니 ‘수비의 삼성화재’는 추억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2010∼2011시즌부터 수비 꼴찌가 된 삼성화재는 어떻게 계속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걸까. 신 감독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세터 유광우의 능력, 다른 하나는 적은 범실이다. 19일 현재 삼성화재의 팀 세트(토스)는 대한항공에 이어 2위다. 리시브와 디그가 불안해도 유광우를 통해 나쁜 공이 때리기 좋은 공으로 ‘세탁’된다는 얘기다.

범실이 가장 적은 팀 역시 삼성화재다. 19일까지 올 시즌 개인 범실의 합이 316개로 7개 팀 중 최소다. 범실이 가장 많은 OK저축은행(448개)보다 132개나 적다. 범실은 곧 상대의 득점이다. 신 감독은 “전력이 평준화됐기에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수비는 단기간에 좋아질 수 없는 부분이라 범실을 줄이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수비 꼴찌#삼성화재#세터#유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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