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깨졌나, 오리온스 미스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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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렌워터 득점, 이현민 도움 1위에도 최근 11경기 3승 8패 4위까지 처져
둘에만 의존 플레이, 상대에 읽혀 고전

오리온스 트로이 길렌워터는 경기당 평균 23.4점으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팀 전체 득점 76.5점의 30% 가까이를 홀로 책임진 셈이다. 길렌워터의 팀 동료인 가드 이현민은 평균 6.04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1위다. 득점왕과 도움왕 후보의 황금 조합처럼 보이지만 마치 불편한 동거 같다. 오리온스는 최근 11경기에서 3승 8패의 부진에 빠져 14승 11패로 4위에 처졌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득점 1위와 어시스트 1위가 함께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해당 선수들이 볼을 소유한 시간이 많다는 의미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가 선수들에게 고르게 분포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 LG 감독은 “길렌워터는 무리한 일대일 공격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이현민은 코트 오른쪽으로만 파고드는 습관이 강한 반면 왼쪽은 불편해한다. 두 선수가 자신의 습성을 고집하면서 팀 조직력이 깨진 것 같다”고 했다.

오리온스를 상대하는 팀들은 대개 길렌워터에게는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나머지 국내 선수의 외곽 공격은 철저히 봉쇄하는 작전을 쓰고 있다. 이현민은 단신(174cm)의 핸디캡이 있어 상대 장신 가드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오리온스는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이승현을 비롯해 두꺼운 선수층을 지녔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이 한 팀에서 나온 적은 두 번 있었다. 2002∼2003시즌 리온 트리밍햄이 득점 1위를, 황성인이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던 SK는 정규리그 7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못했다. 오리온스는 2004∼2005시즌 네이트 존슨과 김승현이 득점, 어시스트에서 각각 1위에 올랐지만 정규리그 6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뒤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올 시즌 오리온스의 분위기 반전 여부도 길렌워터와 이현민의 활용법에 달렸는지 모른다.

12일 경기에서 2위 SK는 73-73이던 4쿼터 종료 1.2초 전 마지막 공격에 들어가 박상오(19득점)의 버저비터 3점슛에 힘입어 6위 KT를 76-73으로 눌렀다. 동부는 KCC를 78-63으로 꺾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리온스#길렌워터#이현민#득점왕#도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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