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은 이달 초 반깁스를 했던 왼손 약지가 완벽하게 자리 잡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루를 훔치다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왼손 약지가 베이스에 걸리면서 절반가량 인대 손상을 입었다. 그리고 한달 여 만에 온전한 손을 되찾았다. “운동이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바람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8일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 몸만들기가 시작된 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완벽하게 몸을 만들 계획이다. 화려했던 올 시즌은 잊었다. 시즌을 마치자마자 2014년을 되돌아보고 정리했다. 박해민은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다가왔다. 집중력도 같이 떨어진 점은 숙제다. 다시 경쟁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내년은 ‘승부처’가 될 만한 시즌. ‘2년차 징크스’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첫 풀타임 중견수도 노린다. 더욱이 내년 오른손 타자 전향을 앞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시즌 중 박해민의 우타자 전환을 언급했기 때문. 모든 게 새롭게 시작될 2015년이다. 그는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기습번트 같은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 다만 모험을 즐기려고 한다. 우선 몸을 만들어놔야 무엇이든 준비할 수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박해민은 본래 ‘오른손잡이’ 우투좌타다. 서울 양천중학교 1학년 때 왼쪽 타석에 서기 시작했다. 신일고 2년 때는 스위치 타자로 활약했다. 오른손 경험이 없진 않지만 스타일에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이미지트레이닝부터 시작했다.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한 삼성의 강명구는 후배 박해민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처음 대주자로 기회를 잡은 케이스인데, 경기를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기대도 많이 되더라. 다음은 어떤 플레이를 할지 궁금하다.” 박해민의 ‘다음’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