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엿보기] 박철우 “입대 전 3경기 꼭 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6시 40분


삼성화재 박철우(왼쪽)가 군 입대에 앞서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철우가 9일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강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대전|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삼성화재 박철우(왼쪽)가 군 입대에 앞서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철우가 9일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강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대전|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고비마다 한 방으로 삼성화재 3연승 견인
27일 군입대까지 남은 경기도 팀위해 헌신
통산 400블로킹·3000공격득점 달성 후련
“마지막까지 팀에 도움 되는 선수 되겠다”

이제 3경기 남았다. 11월27일 입대하는 삼성화재 박철우는 매일 논산훈련소에 가는 날을 헤아려 본다. 당초 10월23일 입대하려고 했던 일정이 이사를 하면서 한 달간 뒤로 미뤄졌다. 한동안은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 기대했던 인천아시안게임 이란과의 결승전을 해보지도 못하고 준결승전에서 무너진 허무함까지 겹쳤다.

NH농협 2014∼2015 V리그 시즌이 시작됐지만 본인의 표현처럼 “마음이 뒤숭숭”했다. 1라운드 중반까지 몸도 마음도 정상은 아니었다. 신치용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2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 당하던 날 “멍 때리는 배구를 했다”며 혼도 났다. 공교롭게도 삼성화재는 신치용 감독이 사위 박철우를 공개적으로 혼내고 나면 팀이 정상으로 돌아온 적이 많았다. 삼성화재는 2일 이후 3연승을 했다. 6일 LIG손해보험 원정, 9일 대한항공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이어 11일 2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첫 경기에서 이겼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팀의 리듬이 차츰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 레오를 정점으로 확률 높은 공격을 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헌신하는 배구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박철우도 3연승 기간동안 15-6-13득점을 하며 필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렸다. 레오에게 집중되는 상대의 블로킹 장벽을 낮췄다.

11일 한국전력 경기에서는 3세트 중반 강한 서브로 경기의 균형도 깼다. 박철우가 서브로 한국전력의 전광인을 공격하자 삼성화재에 기회가 생겼다. 전광인이 계속 쓰러지면서 강한 서브를 리시브했고 이 때문에 한국전력의 공격은 쥬리치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삼성화재는 이 패턴에서 연속득점하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오른쪽 공격수로서 25% 이상의 공격가담을 해야 집중력도 생기고 성공확률도 높아지지만 삼성화재의 배구 특성상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박철우도 그 사실을 알기에 드문드문 자신에게 올라오는 공을 꼭 처리해야만 하는 부담감은 더 커진다. 공격욕심을 자제하고 팀을 위한 또 다른 헌신을 생각하다보니 기록상 손해 보는 것도 많다.

다행히 군에 입대하기 전에 통산 400블로킹과 3000공격득점은 달성했다. 이제 남은 것은 200서브다. 12일 현재 13개 남았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대신 남은 3경기에서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욕심은 많지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스포츠다. 마지막까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팀을 떠나는 날까지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연승을 이어간 뒤 후련한 마음으로 군에 가겠다”고 했다. 삼성화재는 25일 LIG손해보험과 대전에서 경기를 한다. 박철우의 군입대전 마지막 경기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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