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승리 슈틸리케 감독 ‘꼼꼼하고 따뜻한 리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3일 06시 40분


한국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발 멤버 빠른 결정…컨디션 점검 꼼꼼
경기전 선수들 격려하는 등 따뜻한 모습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챙겼다. 결과도, 내용도 모두 잡은 한판이었기에 기쁨은 더 컸다. 그리고 이날 축구대표팀의 역대 7번째 외국인 사령탑 슈틸리케 감독의 스타일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 요약하자면 ‘꼼꼼하고 따뜻한 남자’다.

킥오프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이 주로 머문 곳은 스타팅 멤버 11명이 아닌, 골키퍼들과 벤치 멤버들의 훈련 모습이었다. 카를로스 아르모아(아르헨티나) 수석코치와 박건하 코치의 지도 하에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풀던 선발출전선수들에게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소집기간이 짧은 만큼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컨디션을 경기 당일에도 점검한 것 같다. 촉박한 시간이나마 알차게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선발 멤버도 빨리 정했다. 통상적인 경기 당일 아침이 아닌, 전날(9일) 훈련 직후였다. 선수들이 몸과 마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그 뒤에는 일부 선수들과 미팅을 했다. 여기선 이미지트레이닝까지 지시했다. 공격수 조영철(카타르SC)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공격수들을 따로 불러 ‘스페인이 2010남아공월드컵과 2012유럽선수권 때 활용한 플레이(제로 톱·공격수를 특정하지 않는 전략)를 생각하라’고 주문하셨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냉철함과 세밀함만 보인 것은 아니었다. 따스함도 드러났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로 입장할 때는 벤치로 향하지 않고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애국가가 연주될 때는 코칭스태프와 일렬로 서서 어깨동무를 한 채 일체감을 형성했다. 경기 중에는 90분 내내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고 서서 필드를 응시했다. 테크니컬 지역에 서 가끔 뒤로 고개를 돌렸을 때는 참모들과 뭔가 대화가 필요할 때였다. 동작인 크지 않았지만 종종 박수를 치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제자들을 격려했다. 선수 교체 때는 들어가는 이, 빠져나오는 이 모두와 하이파이브를 빼놓지 않았다. 심지어 상대 선수단과 심판진에도 일일이 악수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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