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슈가 쇼?… 편견 깬 무예 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천아시아경기]비인기종목 설움 딛고 金 일궈낸 이하성
성룡팬 부모에 이끌려 6세 입문… 점프 많아 하체근력 혹독한 훈련
“팡팡 터지는 동작 개발해야죠”… 대련종목 ‘산타’ 김명진 역대 첫 金

인천 아시아경기 우슈 투로 장권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하성이 우슈 동작을 취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인천 아시아경기 우슈 투로 장권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하성이 우슈 동작을 취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우슈가 뭐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섭섭했죠. 저를 신기한 사람으로만 보는 시선을 많이 느꼈어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우슈 투로의 이하성(20·수원시청)의 가슴 한쪽에는 외로움과 설움이 오래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전까지 그는 사람들에게 이색 공연자나 기인(奇人) 정도로 비쳤다.

우슈는 아직 국내 팬들에게 낯설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슈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이 보람 있고 기쁘다고 했다.

“제 기사 아래에 ‘우슈가 참 멋있다’, ‘멋진 이하성 때문에 우슈를 배워보고 싶다’고 달린 댓글을 봤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어머니는 그가 여섯 살 때 지인이 운영하는 우슈 도장에 데리고 갔다. 영화 ‘취권’으로 유명한 액션배우 청룽(성룡)의 열렬한 팬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을 ‘성룡’으로 대했다. 축구 선수로 키울까 했지만 우슈에 빠진 아들을 부모는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하성이 금메달을 딴 종목은 우슈 투로의 장권. 장권은 소림권 등 중국의 권법을 1분 30초 동안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경기다. 점프한 뒤 발을 벌리고 착지하는 동작이 많아 골반을 다치기 쉽다. 고등학교 때는 왼쪽과 오른쪽 골반 뼈가 번갈아 부러지기도 했다.

그는 2008년 SBS ‘스타킹’ 프로에 우슈 신동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를 선수로서 알아주는 이들은 적었다. 그래서 가족의 힘이 컸다. 이하성은 “우슈 도복만 해도 한 벌에 30만∼40만 원씩 하는데 부모님께서 다 사주셨다. 여러모로 내가 운동하는 데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셨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 우슈 국가대표 출신인 박찬대 대표팀 코치(41)의 도장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지도를 받았다. 박 코치는 그에게 든든한 형이자 인생을 바꾼 지도자다. 하지만 박 코치는 대표팀에서 이하성을 거칠게 다뤘다. 하체근력이 중요하기에 산악달리기 등을 그야말로 ‘죽기 직전까지’ 혹독하게 시켰다.

“코치님이 태릉선수촌에 들어오기 직전에 ‘너의 스피드는 중학생 수준’이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얼마나 와 닿았는지 가슴에 꽂히더라고요.”

세계적인 선수를 꿈꾸는 이하성은 “연기에 지루함이 없어야 한다”며 “팡팡 터뜨려 주는 동작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눈은 내년 11월 인도네시아 세계선수권을 향해 있었다.

한편 24일 인천 강화 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우슈 남자 산타 75kg급 결승에서 한때 태극 마크를 반납했다가 복귀한 김명진(26·대전체육회)이 이란의 강호 하미드 레자 라드바르를 접전 끝에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산타는 글러브를 끼고 대련하는 종목이다. 김명진은 아시아경기 산타 종목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우슈#이하성#성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