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찾기… 亞경기 축구대표 14일 엔트리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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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개막 앞둔 레버쿠젠에게도 손흥민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16강부터 합류 등 윈윈 묘수 고민을

손흥민(22·레버쿠젠·사진)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볼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2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선수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논의했다. 이광종 아시아경기 대표팀 감독은 14일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손흥민의 합류 여부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측면 미드필드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와일드카드(23세 이상)로 뽑는 선수 3명을 제외하고는 23세 이하인 아시아경기 대표팀에서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경기 경험이 가장 많다. 따라서 팀의 리더로 활약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손흥민의 소속팀인 레버쿠젠의 입장이다. 아시아경기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선수 차출 의무 규정이 없는 대회다. 레버쿠젠은 아시아경기대회 중 리그 4경기를 포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를 치른다. 중요한 일정을 앞둔 레버쿠젠으로서는 팀의 주축 선수인 손흥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나중에 막대한 이적료 수입을 챙길 수 있지만 당장은 눈앞의 성적도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손흥민을 두고 대표팀이 취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레버쿠젠의 의사에 상관없이 협회가 먼저 손흥민을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는 계속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레버쿠젠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일단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킨 뒤 늦어도 아시아경기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 전까지 레버쿠젠의 확답을 받으면 된다. 아시아경기대회는 조별리그 첫 경기 6시간 전까지 최종 명단의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 최악의 경우 경기 6시간 전에 손흥민을 다른 선수로 대체하면 된다.

두 번째는 손흥민을 최종 명단에 포함시키되 조별리그가 아닌 16강부터 합류시킨다는 조건을 레버쿠젠에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은 무난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전력을 다해야 하는 16강부터 손흥민이 합류한다면 대표팀은 물론이고 레버쿠젠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 7∼10일간 진행되는 조별리그를 건너뛴다면 손흥민은 열흘 정도만 대표팀에 합류하면 된다. 하지만 사전 소집훈련 없이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얼마나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손흥민을 아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의 빈자리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명주(알 아인)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손흥민을 발탁하는 것이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손흥민의 발탁을 두고 레버쿠젠과 계속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은 대표팀의 조직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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