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캐디 여자친구 덕분에 우승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14일 06시 40분


매슈 그리핀(왼쪽)이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야마하·한국경제 제57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직후 캐디로 나선 여자친구와 키스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매슈 그리핀(왼쪽)이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야마하·한국경제 제57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직후 캐디로 나선 여자친구와 키스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 역대 4번째 외국인 우승자 탄생

최종 4R 버디만 6개…합계 268타 정상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 키스 세리머니
문경준 3타차 준우승…데뷔 첫 승 놓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외국인(교포 제외) 매슈 그리핀(31·호주·사진)이 ‘야마하·한국경제 제57회 KPGA선수권’(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그리핀은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708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친 그리핀은 문경준(32·17언더파 271타)의 거센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그리핀은 2010년 원아시아투어 시드를 받은 뒤 KPGA 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매년 2∼4개 대회에 출전하면서 2승(2012년 하이원리조트오픈·2013년 SK텔레콤오픈)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우승 뒤에는 ‘사랑의 힘’이 있었다. 그의 여자친구 엘리자베스 존스턴(27·호주)은 이번 대회에 캐디로 나섰다. 엘리자베스는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녀가 남자친구의 골프백을 메고 함께 경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존스턴도 어린 시절 골프를 배워 수준급의 실력(핸디캡 8)을 자랑한다. 그리핀은 “여자친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퍼팅 라인도 잘 봐주는 등 많은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준 게 우승의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KPGA 투어에서 5년째 뛰고 있는 그리핀은 한국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여자친구를 만난 것은 물론이고 호떡, 바비큐 등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한국선수 중에선 최경주(44·SK텔레콤)를 가장 존경한다.

한편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기대했던 문경준은 아쉽게 다음으로 기회를 미뤘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지만 그리핀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경준은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연습생으로 일하며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 2006년부터 3년 동안 일했다. 100만여 원밖에 되지 않는 월급을 받으며 오직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 매일 땀을 쏟아냈다. 워낙 성실하게 일했던 터라, 이날 골프장에는 함께 일했던 동료와 선후배들이 나와 끝까지 응원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단독 2위도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2위 상금 1억원 역시 단일대회에서 그가 획득한 최고 상금이다. 올해 상금랭킹은 11위(1억2675만원)로 상승했다.

2013년 KPGA 대상 수상자 류현우(33)는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3위에 올랐고, 박상현(32·메리츠금융)은 15언더파 273타로 4위에 올랐다. 1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하는 김형태(37)는 공동 7위(13언더파 275타)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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