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선 16강 두 팀 진출 아시아… 이번엔 아직 아무도 승리 못거둬
한-일-이란, 3차전 목맨 동병상련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의 동반 수난이 두드러진다. 아시아의 희망으로 불리던 한국이 23일 알제리에 2-4로 패하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대표팀의 무승 행진은 계속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호주 가운데 어느 국가도 아직 1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4개 국가의 월드컵 전적을 합하면 23일 현재 8경기에서 3무 5패. 승리가 없는 대륙은 아시아가 유일하다.
4년 전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한국(1승 1무 1패)과 일본(2승 1패)은 나란히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긴 했어도 호주(1승 1무 1패)도 선전했다.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죽음의 조에 속했던 북한이 3전 전패에 머물렀을 뿐 4개 팀의 조별리그 성적은 4승 2무 6패였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삼았던 한국은 러시아와 대등하게 맞섰지만 알제리를 상대로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허술한 조직력으로 무너졌다. 최소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렸던 일본은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이란은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 이른바 ‘침대 축구’로 부르는 극단적인 수비 위주 전술로 도마에 올랐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호주는 2패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의 빅리그 등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의 부조화와 체력 문제,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요약되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 이란은 남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큰 점수 차로 이긴 뒤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동병상련의 처지가 됐다.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상대는 같은 조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와 콜롬비아여서 산 넘어 산이다. 새벽 이른 시간 지구촌 반대편에서 뛰고 있는 자국 선수 응원에 목소리를 높인 아시아 축구 팬들에게 16강 이후 나타날 아시아 국가 실종 사태는 결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성적표일 것 같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