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또 역전, 세계 최강 진종오의 위압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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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앞선 상대, 주눅든 듯 실수 연발… 한화회장배 사격 공기권총 4관왕
10m 단체전선 비공인 세계 신기록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4관왕에 오른 진종오가 표적지를 향해 신중하게 조준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제공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4관왕에 오른 진종오가 표적지를 향해 신중하게 조준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제공
주변에선 “천운(天運)을 타고났다”고 했다. 본인도 “오늘은 정말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덤덤해했다. 그런데 과연 모든 걸 운으로 돌릴 수 있을까.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남자 일반부 10m 공기권총 결선이 열린 29일 경남 창원종합사격장.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진종오(35·KT)의 존재감 앞에 경쟁자들은 제풀에 무너졌다. 진종오는 3발을 남겨두고 2위 박지수(서산시청)에 2점 차로 뒤지고 있었다. 이 종목에서는 좀처럼 뒤집기 힘든 스코어다. 그런데 18번째 발에서 진종호가 10.3점을 쏜 반면 박지수는 8.0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탈락이 유력했던 진종오는 0.3점 차로 생존했다.

그래도 선두 이대명(KB국민은행)에게 2.4점이나 뒤져 있어 역전은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19번째 발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일어났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3관왕 이대명이 7.9점에 그쳤다. 반면 진종오는 10.4점을 쐈다. 0.1점 차로 앞선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서도 10.2점을 기록하며 총점 201.2점으로 이대명(200.3점)을 꺾고 역전 우승했다. 사격연맹 관계자는 “진종오가 아니었다면 이대명이나 박지수가 그런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진종오는 단체전에서도 팀 후배 한승우, 강경탁과 함께 합계 1765점이라는 비공인 세계신기록(종전 1759점)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전날 남자 50m 권총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제패한 진종오는 4관왕에 올랐다.

진종오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세계 최고 명사수지만 진종오는 아직 아시아경기 개인전에서는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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