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고투저, 공인구에 쏠린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안방 피안타율 높은 넥센 두산 KIA… 모두 ‘스카이라인’ 제품 사용해

‘스카이라인’이 수상하다. 스카이라인은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넥센 두산 KIA가 안방 구장에서 쓰는 공인구를 만드는 업체다. 그런데 20일 경기 전까지 기록을 보면 유독 이 세 팀 투수들은 안방에서 상대 타자에게 약한 면모를 드러낸다(표 참조). 이에 프로야구 팬들은 “한 팀이 경기당 평균 5.40점(역대 최다)을 올리는 타고투저 상황에 사용구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구장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작은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잠실에서는 외야 뜬공이 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실을 안방으로 쓰는 두산 투수들도 스카이라인 공을 던지는 안방에서 홈런을 더 많이 맞는다. 두산 투수들은 올해 안방에서 9이닝당 홈런 0.80개를 맞은 반면 방문 경기에서는 0.73개를 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방 경기 0.49개 △방문 경기 0.83개였다.

미국이나 일본은 모든 팀이 똑같은 공을 쓴다. 반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에서 반발계수 0.4134∼0.4374 사이에서 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커지면 공이 20cm 더 멀리 날아간다. 규정 범위 안에서도 비거리가 5m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다.

홈런만 보면 ‘하드’가 다른 공보다 멀리 날아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하드는 롯데 한 팀만 써 표본이 적은 데다 롯데 안방인 사직이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구장이 홈런에 끼치는 영향을 알려주는 구장 효과를 계산해 보면 지난해 사직은 130으로 문학(168) 다음이었다. 사직은 다른 구장보다 30%, 문학은 68% 홈런이 많이 나왔다는 뜻이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은 “지난주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용품시험소에 반발계수 측정을 의뢰했다. 이번 주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미 시즌 개막 전 검사 때 이상이 없었다. 또 지난해 반발계수가 떨어지는 공이 나와 제재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별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스카이라인#공인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