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표절이다, 아니다 말하기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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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문대성(38·IOC 선수위원) 의원이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 확인 소송 제기, IOC 선수위원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새누리당 문대성(38·IOC 선수위원) 의원이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 확인 소송 제기, IOC 선수위원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문대성 의원 인터뷰

스포츠인 신분이라면 문제 안됐을 논문
타이밍 놓쳐 국민들께 못 밝힌 점 죄송
IOC위원 사퇴는 국익 차원서 접근해야
김연아 등 후배들에게 피해는 없을 것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문매체 어라운더링스는 17일(한국시간) 문대성(38·새누리당 의원) IOC 선수위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전했다. 문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국민대가 내린 논문 표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대의 조사는 정치적 동기를 갖고 있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2월말 문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이 “심각한 표절에 해당한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하고, 문 의원에게 박사학위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문 의원은 3월 18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을 통해 학교법인 국민학원을 상대로 ‘박사학위 취소처분 무효 확인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4일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의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묵묵부답하던 문 의원과 17일 전화연락이 닿았다.

국민대는 3월말 IOC에 논문표절 최종결론을 회신했고, 외신은 최근 “IOC 윤리위원회가 문 의원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문 의원의 임기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다. 문 의원의 소송 제기는 IOC의 징계를 피하기 위한 ‘시간 끌기 용’이란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문 의원의 입장을 들었다.

-국민대의 논문 표절 조사가 정치적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야당의 압력이 있었단 얘긴가?

“야당에 대한 것은 아니다. 내가 정치인이다 보니, 스포츠인이거나 IOC 멤버이기만 했다면 문제가 안됐을 것들이 정치적인 사안으로 결부된 것 같다는 얘기였다. 다른 학교들은 (표절 관련 조사 결과를) 6개월 내로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대가) 2년이란 시간을 끈 것도 그렇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는 “본조사 시작 시점은 2012년 5월 18일, 종료 시점은 같은 해 11월 14일이었다. 정확히 6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문 의원이 재심을 요청했기 때문에 최종 결론을 내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표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정확하게 ‘표절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국민들께도 죄송한 부분이 많다. 타이밍을 놓쳐서 말씀을 못 드린 것도 있다. 소송까지 갔기 때문에 이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민대에서도 IOC에 (표절 결론을) 회신할 때, ‘우리의 판단기준과 법원의 판단기준은 다를 수 있다’고 보냈다.”

(이에 대해 국민대는 “‘우리와 법원의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결론은 표절이지만 문 의원이 소송을 걸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간단한 영어 문장이라 해석이 다를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표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지 않나?

“맞다. 잣대라는 것이 어떤 기준에 맞출 것이냐에 따라…. (표절 조사과정에서) 논문을 쓸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런 부분은 다 배제가 됐다. 불합리한 부분을 명확히 알고 싶어 소송을 한 것이다. 발표 결과에 대해 얘길 하면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서…. 말 못한 부분이 많다.”

-오타까지 똑같았다는데?

“이론적 배경에 대해선 다 내용이 비슷하다. 한번 쓱 보고 못 본 부분도 있을 것이고, 착오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나. 신경을 못 쓴 것은 내 불찰이다.”

-소송 제기가 시간 끌기 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절대 아니다. 난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선수위원으로서) IOC 멤버가 됐다. IOC도 올림피언으로서의 역할을 내게 원하는 것이다. 논문과의 문제는 별개로 본다. 팔 슈미트도 (논문 표절 문제에도 불구하고) IOC 관계직을 잘 하고 있다.”

(IOC 위원인 팔 슈미트 전 헝가리 대통령은 2013년 5월 논문표절 때문에 IOC 윤리위원회로부터 엄중경고 처분을 받았다)

-최근 IOC 윤리위원회가 문 의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아니다. 좀 기다려봐야 한다.”

-그 보도가 잘못된 것인가?

“조사를 시작했다라고 하기보다는, 서류를 접수하고 있는 과정으로 본다. 큰 영향은 아니다.”

-IOC로부터 조사에 대한 연락은 안 왔나?

“국민대에서 (표절 결론 회신을) 받은 부분은 연락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다시 연락이 올 것이다.”

-IOC 위원에 재도전할 계획이 없다는 마음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것은 이미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말한 부분이다. 나를 통해 장미란, 이용대 등이 새로운 꿈을 가졌다.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맞다. 더 이상 IOC 위원에 대한 욕심은 없다.”

-표절 논란이 후배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그 점은 분명히 밝히고 싶다. 김연아 등 후배들에게 절대로 피해가 안 간다고 약속할 수 있다. IOC나 국제체육계에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선수와 이쪽(IOC) 사회는 별개로 간다. 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커버할 것이다. 나 역시 도복을 입고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해서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자기 자신이 열심히 한다면, IOC가 절대로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는다.”

-IOC 위원을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게 국익에 나을지 안 나을지 잘 모르겠다. 현재 국제스포츠계는 대단히 빠르게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발을 맞춰서 못가고 있다. 양태영, 신아람, 김연아, …. 이렇게 피해를 입는 상황을 보면 대단히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강력히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 만약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들이 일어났겠나.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IOC 위원으로서 향후 계획은?

“당분간은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것이다. 8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유스올림픽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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