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본토 개막전 7이닝 무실점
초반 제구 난조 병살타 유도해 극복… 3회부터 16명연속 범타처리 쾌투
불펜 3실점으로 2승 아깝게 놓쳐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사상 매우 드문 2경기 연속 선발투수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3월 23일 호주 개막전 2차전 이후 다저스의 올 시즌 정규리그 세 번째 경기인 31일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와의 2014시즌 본토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탈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의 호투를 했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교체돼 시즌 2연승을 눈앞에 뒀지만 8회말에 류현진을 구원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이 동점 솔로홈런을 포함해 3점을 내주는 바람에 승수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1회말 무사 2, 3루, 2회말 무사 1, 2루의 위기를 삼진과 병살타 유도 등으로 잘 넘긴 류현진은 3회부터 구위를 회복하며 7회 1사 후 볼넷을 내줄 때까지 16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지난해 득점권 피안타율 0.228로 위기에 강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 두 경기에서는 득점권 피안타율 0(6타수 무안타)으로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실점’ 징크스에서 탈피한 류현진은 올 시즌 1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호주 개막 2차전에서 87개의 공을 던졌던 류현진은 이날 88개의 공을 던진 뒤 다음 경기 등판을 대비한 듯 자청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시즌 첫 경기에서 148km(92마일)였던 최고 구속은 이날 151km(94마일)까지 올라왔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연마하며 올 시즌 투구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커브를 슬라이더보다 많이 던졌다. 이날 커브 구사율은 15.1%로 지난해(9.5%)에 비해 5% 이상 높아졌다. 류현진은 6회 1사 후 체이스 헤들리와의 대결에서도 각도 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을 잡아냈다. 타석에서는 희생번트 실패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은 덤덤했지만 다저스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침울했다. 특히 경기를 그르친 윌슨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했다. 윌슨에게는 고문이었다. 그러나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피칭은 너무 좋았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모든 구종이 타자를 압도했다. 우리가 항상 요구하는 체인지업과 패스트볼도 좋았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ESPN 라디오의 크리스 싱글턴 해설자도 “류현진은 초반에 다소 제구가 흔들렸지만 3회부터 퍼펙트했다. 체인지업으로 타격의 밸런스를 흩뜨려 놓고 패스트볼로 마무리하는 피칭은 일품이다”고 극찬했다. ▼ “7회 피로감…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 ▼ 류현진 “승리 놓친것 한 경기일 뿐”
류현진은 경기 후 “시즌을 하다 보면 이런 경기들이 자주 나온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오늘 전체적인 피칭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내가 투구한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패스트볼 모든 구종이 잘됐다. 특히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았다. 초반에 위기가 많았지만 위기를 넘기면서 7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아서 후반에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8회 팀이 질 때 경기를 보면서 심정은….
“한 경기일 뿐이다.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선수들도 내일 준비를 해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아진 이유가 있나.
“없다. 컨디션이 좋았다.”
―1, 2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1회 병살타로 넘겼는데 위기상황에서 낮게 던지려고 하는 생각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더 던질 생각은 없었나.
“7회 던지면서 스피드도 1, 2마일 줄었고, 몸이 힘든 것도 있었다. 감독님에게 이만하면 될 것 같고, 그리고 뒤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아서 내가 결정한 것이다.”
―개막전 등판 소감은….
“한국에서처럼 긴장했다. 초반에는 너무 긴장해서 위기에 몰렸고, 이후에 긴장이 풀리면서 좋은 공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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