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경남 유상 임대…‘윈-윈-윈’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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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4일 07시 00분


울산 현대 GK 김영광이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드물게 1년간 경남FC로 임대 이적한다. 선수와 양 구단 모두 큰 이익을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울산 현대 GK 김영광이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드물게 1년간 경남FC로 임대 이적한다. 선수와 양 구단 모두 큰 이익을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임대료에 연봉 3억선…베테랑 자존심 지켜
경남은 바로 주전 투입…팀의 리더 얻은 셈


K리그에서 ‘대표급 선수’의 이례적인 임대가 이뤄졌다.

국가대표 출신인 울산 현대의 골키퍼 김영광(31)이 1년간 경남FC 유니폼을 입는다. 임대료 1억5000만원에 연봉은 2∼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 애초 무상임대를 원했지만 높은 연봉은 물론이고 적정 수준의 임대료까지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잉글랜드나 독일과 같은 유럽무대에선 선수들의 이적과 임대 이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K리그에선 임대가 흔치 않은 일이다. 더욱이 큰 돈을 지불하고 선수를 데려오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한 에이전트는 “K리그의 시장 자체가 협소하고 선수이동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있어 이적이 더욱 제한된다”고 말했다.

임대는 일반적으로 소속팀에서 기회를 쉽게 잡지 못한 유망주에 한해 이뤄진다. 경기력을 올리고 육성차원에서 임대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사용한다. 선수연봉이 높지 않아 구단 이해관계만 맞으면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김영광은 이와 같은 범주에서 벗어난다. 국가대표 관록에 빛나는 베테랑일뿐더러 경기력도 밀리지 않는다. 작년 초반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김승규(24)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실력은 여전하다는 평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김영광과 같은 대표급 선수의 임대가 반갑다. 임대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울산과 경남, 그리고 김영광 모두 매력적인 카드를 얻었다. 윈-윈을 넘어 ‘윈-윈-윈 전략’이다. 김영광은 작년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작년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북의 미드필더 김정우와 맞 트레이드가 추진되기도 했다. 올해도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 단계까지 접근하진 못했다.

김영광은 마땅한 골키퍼가 없는 경남에서 곧장 주전 장갑을 낄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 빈약한 포지션을 채우면서 팀의 리더를 얻었다. 울산도 나쁘지 않다. 울산 송동진 부단장은 “베테랑을 무상이나 헐값에 보내는 건 선수나 구단 입장에서 좋지 않다. 김승규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아 김영광을 보내줬다. 내년엔 다시 합류해 구단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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