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김기정, BWF 사상 첫 규정위반 ‘삼진아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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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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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김기정, BWF 사상 첫 규정위반 '삼진아웃'…대한배드민턴협회 보고 누락

이용대 김기정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26)와 김기정(24·이상 삼성전기)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약물검사 관련 규정 위반(소재불분명)으로 1년간 선수 자격 정지 조치를 받아 2014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이용대와 김기정은 어떠한 금지 약물도 복용하지 않았다. 약물검사를 고의적으로 회피한 적도 없다. 대회 참가와 불시 검사 일정이 겹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현재 규정 위반 관련 사실관계 및 관련 규정 적용과정 등 모든 것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선수와 협회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징계 수위를 낮춰 아시안 게임 출전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게 협회 측 입장이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 24일 BWF로부터 1년의 선수자격 정지 징계 통보를 받았다.

국제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는 사전 통지 없이 불시에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매 분기마다 자신의 소재지 정보를 의무적으로 BWF 측에 제출해야한다. 이를 어길 경우 이용대와 김기정처럼 '규정 위반'으로 최소 1년, 최대 2년의 자격정지를 받게 된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발표대로라면,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용대와 김기정은 금지약물의 복용 사실이 적발되거나, 도핑 테스트를 고의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 부실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들의 소재지를 받아 관련시스템(ADAMS)에 입력하며, WADA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도핑테스트를 위해 불시에 방문한다.

하지만 WADA의 첫 방문이 이뤄진 지난해 3월, 이용대와 김기정은 '소재지'인 태릉선수촌에 없었다. 지난해 9월의 경우,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들의 소재지 보고를 제때 입력하지 못해 두 번째 경고가 내려졌다. 그리고 WADA가 11월에 다시 방문했을 때도, 이용대와 김기정은 전주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이용대와 김기정의 선수 자격정지 조치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삼진아웃' 처리된 것이다. 이처럼 소재불분명 삼진아웃에 의한 선수 자격정지는 BWA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중수 전무는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돼 송구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통감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두 선수가 반드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김 전무는 "이용대와 김기정은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에서 모든 도핑테스트를 통과해왔다"라면서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된 것도 아니고, 불시 검사 때 현장에 없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협회 측과 이용대-김기정은 지난 13일 덴마크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무혐의를 호소했으나, WADA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들의 구명을 위해 전담팀을 꾸리는 한편 스포츠중재재판소(CAS)나 WADA 측에 항소하는 등 징계기간을 3-6개월 이내로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이용대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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