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자유투 대타’ 묘수냐 꼼수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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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민은행전 부상 이유 선수교체… 위성우 감독 “도의적 책임 느낀다”

‘묘수인가, 꼼수인가.’

농구 코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대타 논란’이 일어났다.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 이선화는 20일 국민은행과의 춘천 안방 경기 막판 양지희를 대신해 자유투를 던져 4개를 모두 적중시켰다. 국민은행이 63-60으로 앞선 경기 종료 50초 전 양지희가 파울을 당해 자유투를 얻자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이선화를 투입했다. 양지희가 손목 통증을 호소하자 같은 포워드로 자유투가 좋은 이선화를 내보낸 것. 올 시즌 양지희의 자유투 성공률은 66.7%이고 이선화는 87%다.

이후 종료 40초 전 국민은행 모니크 커리의 골밑 득점으로 65-62가 되자 위 감독은 이선화를 다시 양지희로 교체했다. 종료 30초 전 양지희가 또 반칙을 얻자 이번에도 벤치에 있던 이선화가 나가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다. 1점 차로 추격한 우리은행은 종료 8초 전 박혜진이 골밑슛을 터뜨려 1점 차의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자유투는 파울을 당한 선수가 던지는 게 원칙. 다만 부상 등의 사유로 바뀔 수 있다. 이선화의 연속 대타 출전은 남자 프로농구였다면 아예 불가능했다. 자유투를 얻은 선수가 부상의 사유로 교체된 경우 재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 프로농구는 올 시즌부터 국제농구연맹 규정을 도입하면서 자유투 슈터가 부상으로 물러나더라도 경기 시계가 시동됐다 정지된 뒤에는 다시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농구인들은 ‘부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게 악용될 소지마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뀐 규정을 잘 알고 있었던 위 감독은 “그래도 이선화가 다 넣을 줄은 몰랐다. 규정을 이용해 승리를 챙겼다는 비난에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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