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백종환 자격 놓고 맞선 강원구단과 프로연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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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2위 강원FC가 4일 열린 챌린지(2부 리그) 1위 상주상무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1-4 강원 패)에서 강원 소속 백종환이 상주의 무자격 선수로 뛰었다며 상주의 몰수 패(0-3)를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강원은 6일 법률대리인(법무법인 율곡)을 통해 “작년 12월 상무로 임대(군 입대)된 강원 소속 백종환이 ‘양수 클럽은 임대기간 도중 양도 클럽의 모든 공식경기(프로축구연맹 주최 주관)에 해당 선수를 출전시킬 수 없다’는 임대계약 조항을 어긴 채 PO 1차전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이와 관련한 이의 신청서를 프로연맹에 제출했다.

강원구단 주장에 따르면, K리그 승강PO 대회 요강 제18조 제2항에는 ‘무자격 선수의 출장 사실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돼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될 경우 무자격 선수가 나선 클럽이 0-3으로 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돼 있다. 제4항은 또 ‘무자격 선수는 프로연맹 미등록 선수나 경고누적 또는 퇴장으로 인해 출전이 정지된 선수, 외국인 출전 제한규정을 위반한 선수 등 그 시점에서 경기 출전 자격이 없는 모든 선수를 의미 한다’고 명시됐다. 결국 원 소속 팀과 경기에 출전한 백종환이 PO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라는 게 강원의 주장이다.

강원은 상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해온 프로축구 클럽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법인화를 이루면서 군 입대하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 프로연맹이 표준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강원-상주-백종환의 서명이 ‘양도 클럽과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있고, 프로연맹이 올해 7월1일 계약서에 공식 확인 서명을 날인했기에 충분히 문제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프로연맹의 생각은 강원구단과 전혀 반대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올해 열린 3차 정기 이사회를 통해 제도 변경 사실이 각 구단들에 고지됐다. 당시 올해 9월 상주의 선수 다수가 전역하는 것을 고려해 금년에 한해 9월까지만 원 소속 팀과 경기에 나설 수 없을 뿐, 이후부터는 남은 선수들은 원 소속 팀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고, 내년에는 다시 논의하자고 결정했다. 따라서 백종환이 상주 선수로 강원과 PO 1차전에 나선 건 전혀 문제 없다”고 밝혔다.

프로연맹은 실제로 이 같은 이사회의 안건을 채택해 통과시켰고, 지금까지 강원 외에도 다른 팀들에도 이사회 의결 사항을 적용시키고 있다. 결국 강원과 상주 간의 선수 임대계약에 출전 금지 조항이 삽입돼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연맹 이사회의 결정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백종환은 강원 측이 주장하는 무자격 선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강원은 시기를 문제 삼는다. 이사회가 3월 제도 변경을 했다고는 해도 프로연맹이 백종환의 임대계약서를 배부한 시점이 5월이었고, 7월에 공식 확인됐으니 백종환은 강원과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무자격 선수라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강원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이 나온 뒤 서명까지 담긴 계약서를 작성했다. 당시 문제가 있었다면 진작 확인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양수 클럽과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내용이 있을 뿐, 반대의 내용은 없기에 백종환은 승강PO에 나서면 안 된다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강원 측은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7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릴 PO 2차전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웠다.

그러자 프로연맹은 “강원을 포함한 전 구단에 의결 내용을 전파했고, 4일 PO 1차전 직전까지도 백종환이 뛸 수 있다는 사실을 강원에 고지했음에도 불구, 이제야 강원이 억지 논리를 펼치고 있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축구인 상당수도 강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모습이다. 한 축구인은 “강원이 PO 1차전에서 이겼다면 아마 이런 논리도 펼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연맹에 연락을 한 것을 볼 때 강원은 이미 백종환의 출전을 어느 정도 인지했다. 차라리 경기 전에 끝까지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옳았다. 막상 패하고 궁지에 몰리자 전혀 다른 방법을 택했다. 한 마디로 몽니를 부린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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