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피플] ‘PS 무실점’ 핸킨스는 롱릴리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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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7시 00분


두산 외국인투수 핸킨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필승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불안했던 불펜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핸킨스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두산 외국인투수 핸킨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필승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불안했던 불펜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핸킨스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두산 데릭 핸킨스

포스트시즌 개막 전 불펜으로 전환
5차례 등판 10.1이닝 무실점 활약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 돼있다”


두산은 시즌 내내 불펜 불안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다르다. 고정 마무리투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여러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승부처에서 호투를 펼쳤다. 외국인투수 데릭 핸킨스(30)도 두산 불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헌자다. 핸킨스는 포스트시즌 두산의 ‘필승’ 롱릴리프로 활약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 낯설지 않은 불펜 요원

시즌 중반 핸킨스는 게릿 올슨의 대체 용병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선발 요원으로 나섰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12차례 등판에서 3승3패, 방어율 6.23에 그쳤다. 두산이 원했던 안정적 선발투수의 모습은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개막과 함께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 코치는 핸킨스의 활용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뒤 고심 끝에 불펜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불펜 등판은 핸킨스에게 낯설지 않았다. 핸킨스는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는 선발투수였지만, 2009년부터는 마이너리그에서 불펜을 경험했다. 마무리투수를 하기도 했다. 익숙한 자리였다. 내 활용법을 두고 코칭스태프가 고민하는 것 같아 ‘나는 어느 보직이든 괜찮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불펜투수가 된 핸킨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 2.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까지 포함해 포스트시즌 5차례 등판에서 10.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핸킨스는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있으니 기분 좋다.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용병? 나는 두산 선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실점 위기를 겪었지만, 핸킨스는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잡아내며 무사히 넘어갔다. 여기에는 두산의 든든한 내야수비가 도움이 됐다. 핸킨스는 “삼진을 잡기보다는 땅볼 유도를 하는 것이 내 투구 스타일인데, 우리 팀 내야수비가 좋아 그 덕을 보고 있다. 이렇게 좋은 내야수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행운이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동료들과 신뢰가 쌓이면서 팀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 그는 “선발로서 안정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 구단이나 팬들이 실망했을 것이다. 외국인선수이기 이전에 두산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고,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악전고투를 거듭하면서도 두산은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승에 대한 의욕이 높은 것은 핸킨스도 마찬가지. 그는 “2010년 피츠버그 더블A에서 우승을 했다. 하지만 당시 관중은 8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곳에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열성 팬들과 함께하는 우승이다. 의미 자체가 다르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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