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창진 감독의 속전속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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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달변으로 유명한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50·사진)이 웬일인지 침묵을 지켰다. 올 시즌 개막 전 미디어 데이 행사 때였다. “이번에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 별로 내세울 게 없다.” KT가 약체로 지목되면서 스스로 몸을 낮췄다. 하지만 시즌 초반 KT는 23일 현재 4승 2패로 4위에 올랐다.

KT가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는 데는 전 감독이 발 빠른 대처로 전력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시즌 종료 후 KCC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가드 김우람(185cm)을 뽑았다. 경희대를 거쳐 2군 드래프트로 프로에 입단한 김우람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구단은 별로 없었지만 전 감독은 달랐다. 전 감독은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때 이례적으로 새 얼굴 김우람을 동행시켜 경험을 쌓게 하는 등 공을 들였다. 지난 두 시즌 동안 KCC에서 평균 2.5점에 그쳤던 김우람은 KT에서 평균 9.5점을 넣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2군에서 뛰던 선수가 30분 넘게 뛰고 있다. 성실성이 큰 장점인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고 칭찬했다.

KT의 외국인선수 교체 타이밍도 절묘했다. 전 감독은 트레본 브라이언트의 기량이 신통치 않자 과감하게 지난 시즌 LG에서 뛴 아이라 클라크(200cm)로 바꿨다. 38세인 클라크는 국내와 외국인선수를 통틀어 올 시즌 최고령 등록 선수. 체력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전 감독은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로 큰 문제는 없다. 30분 넘게 뛰던 앤서니 리처드슨의 부담을 덜어주게 됐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국내 복귀전인 23일 전자랜드와의 부산 경기에서 1쿼터에만 18점을 몰아친 것을 포함해 26점을 퍼부어 전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수도권의 한 구단 역시 클라크를 영입하려다 한발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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