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오재일 “형들이 숨 좀 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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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7시 00분


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형들이 숨 좀 쉬래요.”

20일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이 3-1로 앞선 8회말 오재일은 LG 마무리 봉중근을 두들겼다. 타구는 중견수 뒤 펜스 쪽으로 날아갔다.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홈런이 됐을 법한 타구였지만, 공은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진 뒤 LG 중견수 박용택의 발에 걸려 우중간으로 흘렀고 중계플레이는 지연됐다. 그 사이 오재일은 주저 없이 홈으로 향했다. 결과는 세이프.

점수는 순식간에 4-1로 벌어졌다. 오재일은 주먹을 날리는 세리머니로 승리를 예감했다. ‘3루타에 이은 중견수 실책’으로 기록되며 장내홈런은 무산됐지만, 필사의 질주였다. 그는 “사실 맞는 순간엔 홈런인 줄 알고 천천히 뛰었는데…. 외야에서 벌어진 상황은 잘 몰랐다. 3루 코치님이 계속 팔을 돌리시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보다’ 싶어 뒤도 안 돌아보고 홈으로 달렸다. 덕아웃에 들어오니 형들이 ‘숨 좀 쉬라’고 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성큼성큼 뛰는 모양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 걸음이 느린 편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00m도 13초 정도에는 들어온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넥센에서 트레이드된 오재일은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큰 무대를 앞두고 떨림보다는 설렘이 크다. 그는 “4차전이 끝나는 순간 ‘이제 진짜 한국시리즈에 가는구나’ 싶었다. 공격이든 수비든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다짐했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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