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한 두산-넥센의 타선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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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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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준석-넥센 김민성.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두산 최준석-넥센 김민성.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포스트시즌이야말로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가른다. 1~2경기 결과만을 보고 그 다음 경기에 반영한다는 것이 일견 비합리적으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2패를 당한 두산, 2승을 거둔 넥센은 11일 3차전을 앞두고 처한 상황은 달라도 최선을 찾기 위한 모색을 거듭했다.

● 두산, 최준석 4번 카드로 사지에서 탈출

두산은 간판타자 김현수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김현수는 8~9일 준PO 1·2차전에서 ‘4번-1루수’라는 생소한 타순과 포지션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11일 경기 직전까지도 김현수 1루수를 고집하려 했다. 타순만 3번으로 올리고, 4번에 홍성흔을 놓으려 했다. 실제 이 타순이 선수들에게 통보까지 됐다. 그런데 경기 직전, 수비 훈련에서 김현수가 ‘1루수는 힘들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김 감독의 마음이 바뀌었다. 김 감독은 황병일 수석코치의 건의를 받아들여 김현수를 제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리고, 최준석을 ‘4번-1루수’로 기용했다. 홍성흔은 원래의 ‘5번-지명타자’로 갔다.

김현수의 한마디에서 비롯된 변화가 사면초가에 빠졌던 두산에 한줄기 빛을 비췄다. 1-0으로 1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4회 최준석이 2사에서 넥센 선발 오재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장타가뭄에 시달렸던 두산의 준PO 1호 홈런이었다. 곧바로 홍성흔의 연속타자 홈런까지 터져 두산은 3점차까지 리드를 잡을 수 있다. 두산이 3-3까지 추격을 허용하고도 14회까지 버틴 뒤 결국 끝내기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초반 포석의 성공에 있었다.

● 넥센, 김민성 5번 카드는 적중했으나…

2연승을 거뒀어도 넥센 염경엽 감독은 4번타자 박병호 다음 타자로 누굴 넣을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커리어를 믿고 강정호를 5번에 넣었는데 2차전까지 소득이 없었다. 3차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5번에 김민성을 넣고, 강정호를 6번에 하향 배치했다. 정규시즌 때 주로 쓰던 타순으로 회귀한 것이다.

두산 선발 노경은에 막혀 좀처럼 돌파구를 못 찾던 넥센은 7회초 단 한번의 찬스에서 파워를 발산했다. 3번 이택근의 내야안타, 4번 박병호의 볼넷 뒤 등장한 김민성은 좌월 3점홈런으로 노경은을 무너뜨렸다. 이 반격으로 넥센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박병호와 강정호가 터지지 않으면서 넥센은 14회 승부 끝에 3-4로 패하고 말았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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