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와라” 군기 잡는 홍명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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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기 대표 23명 발표하며 규율 강조
“NFC 입소때 정문부터 걸어와야… 기성용, 옐로카드 의미 잘 새기고,
바깥과 소통보다 내면 세계 넓혀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뒤 설명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뒤 설명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축구경기 도중 옐로카드를 받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아야 한다. 주의 깊게 관찰하겠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홍 감독은 11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동아시안컵(20∼28일)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대표팀의 명예와 규율을 강조했다.

특히 홍 감독은 최근 부적절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킨 기성용에 대해 경고를 잊지 않았다. 홍 감독은 “한 나라의 대표선수로서 스승을 대하는 태도로는 적절하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축구 선배로서 앞으로 기성용은 바깥세상을 향한 소통보다 지금 부족한 내면의 공간을 넓혀갔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기성용에 대해 엄중경고하고, 징계위원회에는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징계 수위가 낮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홍 감독은 “협회의 조치와 기성용에 대한 선발 원칙은 별개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성용은 협회의 엄중경고 조치에 대해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전체적인 규율도 강조했다. 홍 감독은 “밖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규율이 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선수들에게 옷을 잘 갖춰 입으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찢어진 청바지, 티셔츠, 모자 등을 착용하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 대신 넥타이까지 맨 양복을 깔끔하게 입고 오기를 요구했다. 홍 감독은 “잘 차려진 양복을 입는 것은 ‘나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도 선수들에게 비슷한 요구를 했다. ‘상의를 하의에 무조건 집어넣기’, ‘훈련과 식사시간의 시작과 끝은 함께 하기’, ‘훈련 도중 물마시고 돌아올 때 뛰어 다니기’ 등 단정한 마음가짐과 단합을 강조하는 원칙을 세웠다.

홍 감독은 또 이번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집 첫날 NFC 정문에서부터는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선수들은 차를 타고 정문을 통과해 NFC 내 숙소 앞까지 왔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첫걸음은 NFC 정문부터 이루어질 것이다. 어떤 마음을 갖고 대표팀에 들어올지 정문에서부터 생각하고 들어오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에 대해 “무엇보다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홍명보#동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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