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볼트 방전 기미… 게이는 “충전 완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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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격돌
게이, 100m 시즌 최고기록 상승세… 볼트, 200m 앞서지만 예년비해 부진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지켜온 스프린트 제왕 5년 아성이 무너질 것인가.

8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하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볼트와 타이슨 게이(31·미국)가 벌이는 ‘총알 탄 사나이’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게이가 이번 시즌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거리 3관왕(100m, 200m, 400m 계주)을 시작으로 5년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석권한 볼트의 입지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는 5월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m에서 9초86을 끊은 데 이어 6월 21일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 대회에서 9초75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5일 스위스 로잔에서도 9초79를 찍었다. 반면 볼트는 6월 21일 킹스턴에서 세운 9초94가 100m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9초58의 세계기록에 한참 처진다.

200m에서는 볼트가 앞섰다. 볼트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19초73을 기록해 게이가 6월 24일 디모인에서 찍은 시즌 최고기록 19초74를 0.01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100m에서 잃은 자존심을 200m에서 되찾은 셈이다. 2009년 베를린에서 100m와 200m(19초19)에서 상상을 초월한 세계기록을 세워 ‘외계인’으로 불린 볼트는 “컨디션이 올라오는 중이다. 걱정 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상승세가 저조해 우려를 낳고 있다.

볼트 등장 이전에 스프린트 킹이었던 게이로서는 올해가 볼트를 넘어설 절호의 기회다. 게이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스프린트 3관왕에 오르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 때 볼트가 단거리 3관왕을 차지하면서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 때 게이는 부상으로 출전도 못했고 지난해 런던 올림픽 때도 볼트에게 다시 스프린트 3관왕을 내줬다. 볼트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단거리 3관왕 2연패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게이는 어느 때보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고 볼트는 런던 올림픽 제패 후 안일함에 부진을 보이고 있다. 과연 세계선수권에서는 누가 웃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우사인 볼트#타이슨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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