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공은 둥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7월 1일 07시 00분


김학범감독 맞불작전 주효…2-1 수원 제압
일주일 체력 비축 강원, 감격스런 시즌 2승


강호가 약체를 만났을 때, 혹은 약한 팀이 강팀을 만날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 쪽이 유리하다는 생각은 아주 당연하다. 하지만 강한 전력이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공은 둥글다는 속설처럼 축구는 결과를 모른다.

6월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수원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5라운드 대결이 그랬다. 늘 정상권인 수원과 달리, 강원의 목표는 강등 탈출이다. 14라운드가 이를 보여줬다. 수원은 전북과 난타전 끝에 5-4로 이겼지만 강원은 전남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기는 등 각각 2경기 무패(1승1무), 3경기 무승(1무2패)이었다.

경기 전, 양 팀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조금 묘했다. 일반적인 시선과 달리 오히려 긴장한 쪽은 수원이었다. “맞불작전이다. 선수 구성과 경기력 등 우린 많이 부족하다. 변수가 많아 시나리오대로 간 적이 적다. 차라리 강한 상대가 낫다. (결과보다) 한 발 더 뛰는 게 목표”라던 강원 김학범 감독과 달리, 수원 서정원 감독은 “‘왠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무섭다. 경험상 빅 매치 후 심리적으로 가장 흐트러졌다. 전북에 어렵게 이겼다. 이럴 때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더욱이 강원은 아주 끈끈한 팀”이라고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강한 팀을 만난 강원은 신바람을 냈다. 스코어 2-1. 감격스런 시즌 2승(6무7패)째를 올려 생존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탄탄한 조직 축구로 흐름을 주도했고 일찌감치 터진 2골(전반 31분 지쿠, 후반 18분 박민)로 승기를 잡았다. 수원은 2% 부족했다. 전북전보다 의지도, 집중력도 떨어졌다. 퇴장으로 10명이 뛴 상대에 후반 28분 스테보가 한 골을 만회한데 그쳤다. 리그 일정도 영향을 끼쳤다. 전북과 주중 경기를 소화한 수원의 휴식일은 사흘이었지만 강원은 전남 원정 후 일주일을 쉬며 체력을 비축했다.

강릉|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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