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이닝이터’ 레이예스, SK 복덩이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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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6일 07시 00분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여준 경기였다. SK 레이예스는 2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최근 본인과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3경기에서 23이닝을 던진 그는 올 시즌 99.2이닝(리그 1위)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여준 경기였다. SK 레이예스는 2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최근 본인과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3경기에서 23이닝을 던진 그는 올 시즌 99.2이닝(리그 1위)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팀의 오랜 기다림과 밸런스 찾기 노력
마침내 제구 안정·이닝이터 능력 회복
넥센 상대로 7이닝 5K 2실점 시즌 6승

분업의 시대, SK 확실한 에이스 우뚝

SK 외국인투수 조조 레이예스(29)가 3월 30일 문학 LG전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을 때, 수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역대 최강급 용병이 왔다”고 들썩거렸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으로 한국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모습에 감탄사가 쏟아졌다. 한국무대 3번째 등판이었던 4월 10일 문학 넥센전에선 첫 완봉승까지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첫 5경기에서 3승 무패에 방어율 3.05. 그야말로 ‘천하무적’ 같았다. 게다가 4월 28일 문학 한화전에선 4일 휴식을 앞둔 팀을 위해 구원등판까지 자원했다. ‘모범 용병’의 정석이었다.

그러나 그 날을 기점으로 레이예스는 갑자기 다른 투수가 됐다. 이후 7경기 성적이 1승5패. 방어율은 6.37이나 됐다. 도무지 명성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였다. 강속구는 여전했지만,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밸런스가 급격하게 무너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SK 성준 투수코치는 당시의 레이예스에 대해 “공을 던질 때 몸을 리드하는 오른팔의 움직임이 좀 문제였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때 SK 코칭스태프는 레이예스를 압박하는 대신 말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 성 코치는 “오른팔에 대해 한 차례 지적한 게 전부다. 어차피 자신의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맡기는 게 가장 나을 듯했다”고 밝혔다. 레이예스 스스로도 노력했다.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폼을 비교했다. 느린 변화구가 없는 게 단점이라는 지적을 받자, 동료 용병 세든과 캐치볼을 하면서 체인지업을 배우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아갔다.

되살아난 레이예스의 위력은 마운드에서 바로 나타났다. 제구력이 안정됐고, 이닝이터의 면모도 돌아왔다. 12일 잠실 두산전에선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8이닝 2실점으로 완투했고, 19일 문학 삼성전에선 8이닝 1실점으로 팀의 4연패를 끊었다. 25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역시 상승세는 이어졌다. 7이닝 6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해 시즌 6승째(6패)를 따냈다. 타선은 1회 박정권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3점을 뽑아줬고, 레이예스는 7회 1사 만루 위기까지 무사히 넘기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현재 9개 구단 투수 가운데 최다 이닝(99.2이닝)을 던지고 있는 레이예스. 잘 던지는 선발투수만큼이나 오래 던지는 선발투수가 귀한 요즘, 확실히 SK의 복덩이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대전 삼성-한화전, 사직 NC-롯데전, 광주 두산-KIA전은 비로 취소됐다. 추후 일정으로 편성된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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