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 “박찬호, 내 덕분에 메이저리그 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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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자서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함께 한 92학번 동기들. 홍원기, 박찬호, 차명주, 송지만(왼쪽부터).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박찬호 자서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함께 한 92학번 동기들. 홍원기, 박찬호, 차명주, 송지만(왼쪽부터).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차명주 현 재활센터원장이 "박찬호가 메이저리그(MLB)에 간 것은 내 덕분"이라고 밝혔다.

박찬호와 한양대 92학번 동기인 차명주는 1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박찬호의 자서전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찬호의 자서전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차명주 외에도 역시 92학번 동기인 넥센의 홍원기 코치와 송지만도 함께 했다.

차명주가 "이거 하나만은 꼭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운을 떼자, 박찬호는 불안감을 느낀 듯 "아니, 이야기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차명주는 "한양대와 한화 이중계약 파문이 있을 때 박찬호를 내가 우리 집에 한 달간 숨겨놨다"라면서 "내 덕분에 박찬호가 미국에 갈 수 있었다. 공소시효 지났으니 이제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어 박찬호는 '007 작전'을 연상케 하는 당시 상황을 좀더 자세히 설명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과 프로의 기로에 있었어요. 당시 빙그레에서 적극적으로 스카웃 제의를 했는데, 한양대에서 저를 차명주 선수 집으로 보내서 보름간 숨어지낸 덕분에 대학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프로야구로 안 가고 메이저리거가 됐다는 얘기죠. 청소년대표 같이 했어도 썩 친하진 않았는데, 보름간 의식주를 함께 해결하면서 절친해졌죠. 그때 차명주 선수가 일본프로야구 비디오를 한 가득 쌓아놓고 공부해서,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박찬호는 "아마추어 시절 다친 선수들은 모두 잘하고 재능있는 선수들이다. 차명주는 그런 꿈나무들에게 밝은 미래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면서 "그간 야구 관련 행사를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도 계속 자문을 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차명주는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모습으로 남았으면 한다"라고 박찬호에게 덕담을 건넸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라는 홍원기 코치는 "박찬호 선수에게 앞으로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송지만은 동갑인 박찬호와 서로 "지만씨, 찬호씨"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송지만은 "꿈의 무대를 밟아보지 않은 내게 박찬호는 선망의 대상이다"라면서 "30년이 지난 한국프로야구가 박찬호를 통해 더욱 성숙했으면 좋겠다. 한국 야구를 위해 많이 힘써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웅진지식하우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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