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우리는 진 게 아니다…고개 들어” 선수들과 이야기로 푸는 최강희 감독

  • Array
  • 입력 2013년 6월 7일 07시 00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6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5일 입국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회복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6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5일 입국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회복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이럴 때는 반전 카드가 필요한데….”

한국이 레바논 원정에서 졸전 끝에 비기고 돌아오자 베테랑 지도자가 이렇게 말했다. 축 처진 분위기를 바꾸려면 때론 역발상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뜻. 좋은 예가 있다. 한국은 2010년 2월, 도쿄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에 충격적인 0-3 완패를 당했다. 32년간 이어져 온 27경기 무패 기록이 깨졌다.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허정무 감독(현 협회 부회장)은 다음날 훈련을 전격 취소하고 식사 자리에서 꾸지람 대신 선수들에게 피아노 연주를 들려줬다. 사흘 뒤 한국은 숙적 일본을 3-1로 눌렀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 감독은 6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회복훈련 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우리가 진 게 아니다. 고개 들어라. 승점 1을 따고 왔고, 다음 경기를 이기면 된다. 희망이 아직 크다”고 격려했다. 훈련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아 있지 않았다. 크로스바 맞추기 내기를 할 때는 선수들이 왁자하게 떠들기도 했다. 최 감독은 오전 회복훈련 후에는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최 감독은 “국내파와 해외파의 반목이 심하다” “감독이 퇴임 시기를 못 박아 선수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흉흉한 소문에는 정면으로 맞서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레바논에서 잘 못하고 오니 온갖 악담, 괴담이 퍼진다. 내가 가장 중시하는 게 대표팀 분위기다. 만약 분위기가 깨져 있다면 내 책임이고, 내가 먼저 나간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선수들도 동조했다. 이동국은 “출처가 어딘지 모르지만 선수단 소통은 문제없다”고 일침을 놨고, 지동원도 “모든 선수들이 잘 지낸다. 그런 이야기에 신경 안 쓴다”고 잘라 말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