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염경엽 “불문율도 한국식으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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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3일 07시 00분


두산 윤명준. 스포츠동아DB
두산 윤명준. 스포츠동아DB
■ 넥센-두산전 벤치 클리어링 그후…

“5회초 경기초반 간주” “상대방 이해”
양감독 화해속 윤명준 8G 출장 정지

시비 불씨 불문율 기준 논란은 계속
염감독 “美기준…이젠 한국식 필요”

잠실구장은 평화를 되찾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2일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을 찾아가 “감정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김 감독도 “괜찮다. 서로 입장이 달랐을 뿐”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넥센 강정호의 5회초 8점차 도루와 두산 윤명준의 두 타자 연속 빈볼로 불붙은 하루 전 잠실구장의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일단락되는 순간. 강정호도 김현수를 비롯한 두산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만나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김진욱-염경엽감독 “상대의 감정 이해”

양 팀은 불필요한 감정싸움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랐다. 김진욱 감독은 “다들 감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서로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강정호가 불문율을 모르는 선수일 리도 없고, 반대로 지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꼭 뛰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도 “두산이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난 상대를 자극하는 야구를 원하지 않는다”며 “(강)정호에게 움직이라는 사인을 낸 건, 선발 밴 헤켄이 완벽하지 않았고 두산의 타격이 좋다고 생각해서다. 또 5회까지는 경기 초반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명준 중징계 후폭풍, 8경기 출장정지

물론 후폭풍은 남았다.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윤명준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200만원과 8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2군에서 곧바로 8경기를 쉬어야 하고, 1군에 복귀하더라도 다시 8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두산이 윤명준을 1군에서 쓰고 싶다면, 사실상 1군 한 자리를 희생하며 기다려야 한다. 이전의 빈볼 관련 징계보다 훨씬 무겁다. KBO는 “주심이 1차 경고를 했는데도 다음 타자 김민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감독은 “첫 번째는 보복성이었지만, 두 번째는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며 아쉬워했다.

○여전한 논란의 불씨, ‘불문율’의 기준은?

‘야구에서 불문율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의문도 여전히 남는다. 김진욱 감독 역시 “일괄적인 기준을 정해놓은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만약 상대팀에서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뛰겠다’고 주장한다면, 불문율이란 말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애매모호한 ‘불문율’의 적정선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불문율은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우리도 이제 32년째 프로야구를 하고 있으니 우리만의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올해 일부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간투수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야구문화의 차이에 따라 한국적인 개념이 만들어질 때도 됐다”고 주장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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