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말은 잘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머감각은 만국공통어다. LA 다저스의 ‘루키’ 류현진(26)이 벌써 팀 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도맡고 있는 비결이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다시 한 번 남다른 친화력을 자랑했다.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가 마이크를 들고 다가와 “한국에서 내가 꽤 큰 스타라고 하던데 사실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재치 있는 답변으로 헤어스턴을 녹다운시켰다.
류현진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한국의 모든 사람이 ‘스콧’(제리의 동생·시카고 컵스 선수)을 다 안다. 아주 유명한 선수이고, 어릴 때부터 많이 봐왔다”고 답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경청하던 헤어스턴은 통역 마틴 김의 전언을 듣고 “누구? 내 동생 스콧?”이라고 되물으며 ‘당했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그리고 폭소를 터트리는 류현진을 뒤로 한 채 “컷! 컷!”를 외치며 카메라 밖으로 사라졌다. 한화에서도 빛을 발했던 류현진 특유의 장난기와 넉살이 다저스에서도 통한다는 증거다.
이뿐만 아니다. 침체된 다저스 덕아웃에 끊임없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일 볼티모어전 선발등판 때 가수 싸이가 등장해 다저스타디움과 클럽하우스를 휩쓴 데 이어, 7일 애리조나전에는 한국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시구자로 나섰다. 류현진이 직접 포수로 나선 이 시구 동영상은 ‘소녀시대 멤버의 시구’라는 타이틀과 함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걸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서도 2-9로 져 5연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선발 크리스 카푸아노가 4이닝 8안타 2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도 7안타로 2점을 뽑는 데 그쳤다.